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저명한 미국 경제학자 16명이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당선되면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물가는 바이든 탓’이라고 주장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일축하고 조 바이든 대통령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27일 열리는 이번 대선 첫 TV토론을 앞두고 고물가가 누구 탓인지, 누가 해결사인지 커지는 논란에 경제학자들도 뛰어든 모양새다.
25일 조셉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 로버트 쉴러 예일대 교수, 조지 애커로프 조지타운대 교수 등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16명은 “우리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경제에 미칠 위험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는 경고를 담은 서한을 공개했다. 이 서한에서 이들은 “우리 각자는 다양한 경제정책의 세부사항에 대해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지만, 바이든의 경제 의제가 트럼프보다 훨씬 우월하다는 데는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서한에 서명한 16명 학자 중 애커로프 교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의 남편이기도 하다.
이들은 특히 “많은 미국인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트럼프가 재정적으로 무책임한 예산으로 이러한 인플레이션을 재점화할 것이라는 우려는 당연한 것이다. 이는 에버코어, 알리안츠, 옥스포드 이코노믹스 등 (금융계) 초당파적 연구자들도 주장하는 내용”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는 재집권하면 소득세를 대폭 인하하는 대신 중국산을 비롯한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올려 부족한 세수를 충당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는데 이것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
이번 서한은 첫 TV토론에서 물가와 경제 이슈로 두 후보가 격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 미 CBS방송 여론조사에서 미국인들은 10명 중 6명이 경제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등 경제 호황에도 오랜 고물가에 따른 불만이 높아지는 추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바이든 공격에 활용해 왔고, 바이든 행정부는 물가가 잡혀가고 있다고 강조해 왔다.
16명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 미 경제에 대한 주요 투자를 법으로 제정했고, 이런 투자는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압력을 낮출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미국 국민은 어느 대통령이 더 많은 돈을 주머니에 넣어줬는지 알려주기 위해 쓸모없는 노벨상 수상자가 필요하지 않다”며 경제의 적임자는 트럼프 전 대통령임을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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