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현대미술관인 프랑스 파리의 퐁피두센터가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 작가인 고 방혜자 화백(1937∼2022)의 회고전을 25일(현지 시간) 개막했다. 한국 작가로는 처음 마련된 회고전으로, 프랑스 내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순수예술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방 화백의 회고전은 이날 파리 퐁피두센터 5층의 전시실 두 곳에서 열렸다. 선보인 작품 30점 중 13점은 기증받은 작품이고 1점은 미술관이 구입했다. 나머지는 개인 소장 작품으로 회고전을 위해 한꺼번에 선보였다.
자비에르 레이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장은 회고전 개막식 축사에서 “방 화백은 한국 작가로 파리로 이주한 뒤 자신의 예술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위대한 예술가”라며 “한국과 프랑스를 자주 오가며 생전에 전통 한지 작업을 했는데 이 작업은 두 세계를 이어줬다”고 평가했다.
방 화백은 6·25전쟁 직후인 1956년 서울대 미대 서양화과에 입학했다. ‘단색화의 거장’ 이우환(88), 우현 송영방(1936∼2021)과 함께 1세대 서양화가 장욱진(1917∼1990)에게 그림을 배웠다. 1961년 국내 첫 프랑스 국비유학생으로 선발돼 파리 국립미술학교에서 수학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프랑스의 샤르트르대성당에 해외 작가 최초로 스테인드글라스 작품 4점을 설치하는 등 세계적으로도 명성을 알렸다.
방 화백은 ‘빛의 화가’로 불릴 정도로 빛의 표현에 주력했다. 그의 작품은 한국적 색채가 짙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표작 ‘우주의 노래’(1976년)는 한지와 황토를 섞어 빛의 번짐을 표현한 작품이다. 방 화백의 회고전은 내년 3월 10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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