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에브라힘 라이시 대통령 사망에 따라 치러진 대통령 보궐선거 투표가 3차례 연장된 끝에 28일(현지시간) 자정 종료됐다. 총 4명의 후보가 마지막까지 레이스를 펼친 가운데 당선자 윤곽은 오는 29일 정오쯤 드러난다. 강경파 일색인 후보들 사이에서 유일한 개혁파 후보가 얼마나 선전할지가 관전 포인트다.
로이터·AFP 통신에 따르면 이날(28일) 이란 5만8000개 투표소에서 오전 8시 시작된 제14대 이란 대통령 투표는 10시간 뒤인 오후 6시 마무리될 예정이었으나 2시간씩 3차례 연장돼 29일 0시 종료됐다. 투표 종료와 동시에 개표가 시작돼 오는 29일 정오까지 조기 개표 결과가, 30일에는 공식 개표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후보자는 △‘하메네이 충성파’로 꼽히는 핵 협상 전문가인 사이드 잘릴리 전 외무차관 △혁명수비대 출신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국회의장 △모스타파 푸르모함마디 전 법무장관 △마수드 페제시키안 국회의원 등 4명이다. 이란 헌법수호위원회가 80명의 후보 신청자 중 지난 9일 승인한 최종 후보자는 6명이었지만 알리레자 자카니 테헤란 시장과 아미르호세인 가지자데 부통령이 투표일 직전 사퇴하며 후보는 4명으로 압축됐다.
이들 중 갈리바프 의장이 당선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갈리바프 의장은 이번 선거를 통해 4번째 대선에 도전한다. 유일한 개혁파 후보자이자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약속한 페제시키안 의원이 돌풍을 일으킬지도 주목된다. 페제시키안 의원은 이날 투표 후 “히잡법은 존중하되 여성에 대한 비인도적 행동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며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로이터는 강경파 표심이 분산될 경우 페제시키안 의원이 당선될 공산이 있다고 봤다.
무효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내달 5일 상위 2후보 간 결선 투표가 치러진다. 로이터는 선거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날 투표율이 50%일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수도 테헤란을 비롯한 주요 도시의 투표소가 붐비지 않았다는 목격담이 나오면서 더 저조한 투표율이 나올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래 대선 최저 투표율은 2021년 대선의 48%다.
앞서 라이시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아제르바이잔과 이란 국경에 양국이 공동 건설한 댐 준공식에 참석한 후 헬기를 타고 수도 테헤란으로 이동하다가 추락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이란 헌법 131조는 대통령이 사망할 경우 최대 50일 이내에 선거를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란 선거 당국은 6월28일 대통령 선거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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