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입맛 잃고 습해서 활동 줄어 건강 유의
고온다습 속 맨발활보 중 상처나면 당뇨발 위험
과일은 식후 소량, 비빔국수엔 무순·콩나물 함께
고온다습한 장마철은 당뇨병 환자가 특히 주의해야 하는 시기다. 발이 시리거나 저리고 화끈거리거나, 붉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 수포, 궤양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발이 썩어 들어가는 당뇨발(당뇨병성 족부궤양) 위험 신호일 수 있다.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22년 당뇨병 환자는 368만7000여 명으로, 2021년(353만7000여 명)에 비해 약 15만 명 증가했다. 일상생활에서 당뇨병 관리가 그만큼 중요해진 것이다.
당뇨병 환자는 발에 상처가 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여름철엔 맨발로 다니기 쉬운 데다 장마철에는 고온다습한 환경으로 바뀌어 발에 상처가 잘 난다.
자칫 당뇨발이 진행되면 작은 상처도 낫지 않고 궤양이 되고 심하면 혈액 순환이 되지 않아 까맣게 썩게 된다. 발에 상처가 생겨도 잘 느끼지 못한다. 치유력과 세균에 대한 저항력도 떨어진다. 가벼운 상처도 급속히 진행해 궤양이나 괴저 등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악의 경우 발을 절단해야 한다.
가장 처음 나타나는 증상은 신경장애로 인한 이상감각인 경우가 많다. 조윤경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초기 발이 시리고 저리고 화끈화끈한 증상이 느껴진다”면서 “환자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호소하는데, 증상이 악화하면 발에 무언가 붙어 있는 느낌이나 발을 밟을 때 마치 모래나 구슬 위를 걷는 느낌 등 다양한 이상 감각을 호소하게 된다”고 말했다.
당뇨병 환자는 발의 갑작스러운 변화에는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발의 색이 붉거나 검게 변하는 경우 수포, 궤양 등 사소한 상처가 생기더라도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자기 전에는 발을 비누로 청결히 닦고 잘 건조시킨다. 맨발은 상처가 나기 쉬우므로 절대로 맨발로 다니지 않는다. 또 자신의 발에 잘 맞지 않는 신발을 피하고, 신발을 신기 전 신발 안쪽에 이물질이 있는지 확인한다. 티눈이나 굳은살이 심한 경우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최선의 치료법은 지속적인 관리다. 당뇨병이 있다면 발은 얼굴보다 중요하다. 조 교수는 “발을 최소 하루 한 번 이상 닦고 세심하게 관찰하면 작은 상처로 발을 잃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마철에는 혈당 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당뇨병 환자가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 탈수가 되면 고혈당 혼수 등 급성 합병증 위험이 높아진다.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 입맛도 잃기 쉽다. 비빔국수나 냉국수 한 그릇을 후루룩 마시거나 밥에 찬물을 말아 장아찌나 젓갈을 올려 한 끼를 때우고 싶은 유혹이 자주 든다. 하지만 이런 식사가 혈당 조절에는 최악일 수 있다.
조 교수는 “탄수화물의 비율이 지나치게 높고, 채소나 단백질은 적어 영양적 불균형을 초래할 뿐 아니라 정제된 탄수화물로 인해 혈당도 쉽게 오른다”고 말했다.
국수 한 그릇을 먹는다면 면과 함께 콩나물이나 숙주, 무순과 같은 채소를 함께 먹는 것이 좋다. 비빔양념장에 소금과 설탕은 적게 넣는 게 좋다. 흔히 먹는 여름 과일 역시 당을 올리는 주범이다. 수박이나 참외, 포도 등 수분과 당이 많은 과일보다는 토마토 같은 채소가 건강에 유익하다. 과일은 식사 후 수박이나 참외 한쪽, 오렌지 반 개, 키위 반 개~한 개 등 소량씩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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