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C형 간염’ 퇴치의 길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0일 03시 00분


내년부터 56세 국가건강검진 때 항체 검사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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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형 간염은 혈액으로 전파되는 전염성 질환이다.

C형 간염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만성간염, 간경변증, 간암 등 만성 간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간암은 사회·경제적인 활동이 활발한 40∼50대에서 암종별 사망 원인 1위 암이다. 국내도 원인 질환 중 B형 간염이 61%, C형 간염이 15%를 차지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2030년까지 C형 간염 퇴치(2015년 대비 간염 발생률 80%, 사망률 65% 감소)를 달성하기 위한 국가 인증 기준을 제시했지만 현재 국내 C형 간염 지표는 퇴치 목표와 상당한 차이를 보여 한국은 C형 간염 퇴치가 어려운 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C형 간염은 무증상 감염이 대부분으로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은 없지만 경구용 치료제를 8∼12주 투여할 경우 98% 완치가 가능하다. 따라서 무증상 감염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것이 중증 간질환 부담을 줄임과 동시에 감염원을 제거해 C형 간염 전파 확산을 막는 최선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까지 국내에서 B형 간염 검진은 만 40세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돼 관리 중이나 C형 간염에 대한 국가 검진 체계는 없는 실정이다.

질병관리청(청장 지영미)은 지난 3일 개최된 제2차 국가건강검진위원회(위원장 보건복지부 2차관)에서 국가건강검진에 C형 간염 항체 검사 도입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라 2025년부터 56세에 해당되는 사람은 국가건강검진 때 C형 간염 항체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대한간학회(이사장 서울의대 김윤준 교수)와 한국간재단(이사장 서동진)은 그동안 많은 연구와 대국민 계몽 및 홍보 캠페인을 통해 C형 간염 바이러스 진단과 치료가 국민적, 국가적 과제임을 강조해 왔다. 최근 대한간학회는 질병관리청과 바이러스 간염 퇴치를 위한 정책 연구 사업을 진행했다.

김윤준 이사장은 “C형 간염은 조기 발견도 중요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없기 때문에 치료를 간과하기 쉬운 질병”이라며 “중증 간질환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진단받은 즉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국가건강검진 C형 간염 검사 도입으로 우리나라에서 C형 간염 퇴치를 위한 가장 중요한 기반을 마련했다”라며 “앞으로도 정부는 대국민 홍보 강화, 임상 진료 지침 개발, 고위험군 대상 검진, 치료 사업 등 다양한 노력을 통해 C형 간염이 홍역, 풍진, 폴리오(소아마비)에 이은 4번째 퇴치 감염병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국가건강검진에 도입된 C형 간염 항체 검사는 선별검사로서 검사 결과가 양성이라 할지라도 C형 간염 환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므로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별도의 확진 검사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국민들이 쉽게 확진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필요한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향후 대한간학회와 한국간재단은 질병청과 함께 C형 간염의 예방, 진단, 치료에서 적극적인 전문가 의견을 개진하고 연구하며 대국민 홍보 사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임을 밝혔다.

#헬스동아#건강#의학#c형 간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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