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의 칼럼]직장인 스트레스 날려주는 ‘소확행’과 작은 성취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7월 18일 03시 00분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
조성준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기업정신건강연구소 부소장)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건강연구소의 최근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울증이 없더라도 1년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 직장인이 응답자의 16%나 됐다. 회사 업무, 경제적 상황, 이혼 등 다양한 요인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킨 결과일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스트레스 유발 요인 중 예측 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은 노력한다고 조절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만은 없는 법이다. 직장인들이 하루하루 ‘존버’(힘들게 버팀)하지 말고 ‘웰버’(잘 버팀)할 수 있는 스트레스 관리 및 해소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첫째,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인 ‘소확행’을 추구하는 것이다. 소확행은 이미 유행이 지난 단어처럼 보이지만 사실 굉장히 중요하다. 핵심은 자신의 하루를 관심과 여유를 갖고 들여다보고 일상에서 즐거운 요소들을 배치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세수할 때 좋아하는 향의 비누를 놓아 두거나, 황사비로 더러워진 자동차를 한 번씩 세차해서 타는 것이 소확행에 해당한다. 출근할 때 가족과 포옹하고 따뜻한 말투로 응원하는 등 작지만 모이면 좋은 기운을 불어넣을 수 있는 요소들을 잘 살펴 배치하는 게 좋다.

둘째, 사소한 성공을 쌓는 것이다. 살다 보면 꼭 해야 하는데, 실천할 때 실패 확률이 적은 일도 상당수 있다. 밀린 e메일이나 월말에 자동이체 되지 않는 공과금을 정리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계절이 바뀔 때 옷장을 정리하는 등의 일도 쌓이면 성취감을 안겨준다. 이런 성취감은 훼손된 자존감을 되찾을 때 도움을 준다.

셋째, 신체적 리듬감을 유지하는 것이다. 운동이 정신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특히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은 우울과 불안을 해소하고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고 한다. 근육량 또한 우울 및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서 햇빛을 충분히 쬘 필요도 있다. 다만 무작정 운동하고 많이 잔다고 좋은 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리듬감을 유지하면서 운동해야 꾸준히 할 수 있다.

넷째, 다양한 역할을 가져야 한다. 직장생활이 자신의 생활을 모두 잠식하게 놔둬선 안 된다. 모든 사람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사회적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사실을 잊고 직장생활이 모든 삶을 잠식하게 놔둘 때가 있다. 하지만 퇴근 후에는 가족 구성원이나 친구 등의 역할로 돌아가거나 취미생활을 하면서 일과 거리를 둘 필요가 있다. 그래야 에너지를 회복하고 업무 효율을 다시 높일 수 있다.

어차피 해야 하는 직장생활이라면 어쩔 수 없이 버티는 것보다 작은 성취를 통해 스트레스를 줄이고 보다 내적으로 단단해지는 기회로 삼는 게 좋겠다. 평범한 하루인 오늘도 이 글을 읽는 모두가 보다 내적으로 단단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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