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의사 양재웅 씨가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에서 발생한 환자 사망사건과 관련해 사과한 가운데 유족들은 병원 측이 뒤늦게 언론플레이 한다고 비판했다.
30일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5월 27일 오전 3시 30분경 양 씨가 운영하는 부천 모 병원에서 30대 여성 A 씨가 숨졌다.
A 씨는 마약류 성분이 포함된 다이어트약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한 상태였다.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A 씨가 병원 1인실에서 배를 잡은 채 문을 두드리자 간호조무사와 보호사가 들어와 안정제를 먹이고 손발과 가슴을 침대에 묶는 모습이 담겼다.
A 씨는 손발이 묶인 지 2시간 만에 배가 부푼 채로 코피를 흘렸다. 간호사들은 그의 결박만 풀어줄 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결국 A 씨는 숨졌다.
A 씨가 의식이 없다는 것을 뒤늦게 발견한 직원들은 맥박을 재고 손발을 주무르다 5분 뒤 심폐소생술을 시도했다. 이들은 20분쯤 지나서야 제세동기를 사용했다.
병원 측은 A 씨가 만성 변비 환자인 데다 복통 호소도 지속적으로 한 게 아니어서 장폐색을 의심하기 어려웠고 사고 당일 대응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A 씨 시신 부검을 통해 “가성 장폐색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CCTV가 공개되고 병원 측의 대응이 논란이 되자 전날 양 씨는 소속사 미스틱스토리를 통해 “입원 과정 중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본인과 전 의료진들은 참담한 심정을 감출 수 없으며, 고인과 가족을 잃고 슬픔에 빠져계실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병원장인 본인뿐만 아니라 모든 의료진은 향후 진행될 수사에 최대한 협조해 성실하게 임할 것이며 이에 따른 의학적, 법적 판단에 따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A 씨의 어머니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유족의 전화번호도 알면서 한 번도 사과는커녕 앞에 나오지도 않고 변호사 통해 이야기하더니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니까 뒤늦게 언론플레이를 하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그러면서 “어제 오전 병원 앞에서 내가 시위할 땐 곁을 지나가며 눈길 한번 안 줬던 사람”이라며 “전혀 진심 어린 사과가 아니라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A 씨 유족은 지난달 유기치사와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양 씨 등 의료진 6명을 경찰에 고소한 상태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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