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투자심리, 증시 대기자금 한달새 3조6000억 줄어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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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빅테크]
시장선 “미국發 경기침체 공포에
당분간 자금이탈 이어질듯” 불안감
내달 美기준금리 ‘빅컷’ 여부 변수


글로벌 주식 시장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증시에 유입되는 자금도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자금이 더 이탈하며 롤러코스터 장세가 펼쳐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4조6592억 원으로 한 달 전보다 3조6513억 원(6.26%)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 예탁금은 주식을 사기 위해 증권사 계좌에 넣어둔 금액이나 주식을 팔고 난 뒤 찾지 않은 잔금이다. 일종의 ‘증시 대기 자금’ 성격을 가져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 불어나고 냉각되면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

이 같은 예탁금 급감은 최근 글로벌 증시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주식 시장이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의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일까지 한 달여 동안 개인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순매수한 상위 20개 종목 중 18개 종목이 마이너스(―) 수익률을 면치 못했다.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주식은 SK하이닉스였는데 이들의 평균 매수가(19만9534원)를 2일 주가(17만3200원)와 비교하면 수익률은 ―13.20%였다. 이 밖에 한미반도체(―40.02%), 에이피알(―28.12%) 등에 투자한 개인들도 손실이 컸다.

시장에서는 미국 고용지표 부진으로 2일 ‘검은 금요일’을 연출하며 폭락한 국내외 증시가 당분간 하락장을 이어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코스피는 고점 대비 10% 내외 하락할 것”이라며 “시장이 단기 바닥을 향해 가고 있는 만큼 눈높이를 낮추고 업종 중심 대응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 우려가 섣부르다는 의견도 있다. 이승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몇 개 지표만으로 경기 침체가 임박했다고 보기엔 무리가 따른다”며 “최근 미국의 실업률 상승은 경제활동인구 편입에 따른 것이지 해고나 영구실직 영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결국 다음 달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얼마로 결정될지가 글로벌 증시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를 0.5%포인트 한꺼번에 내리는 ‘빅컷’을 단행한다면 시장에 유동성이 풀리며 증시가 부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남은 3차례(9, 11, 12월) FOMC 회의에서 1.0∼1.5%의 기준금리 인하까지 반영될 수도 있다”며 “9월 회의까지 금리와 주가의 변동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주식시장#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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