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없는 예술가 ‘뱅크시’가 영국 런던에서 공개한 작품이 도난당해 현지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뱅크시는 5일(현지 시간)부터 8일까지 매일 런던에 한 편씩 동물 벽화를 남기고 있는데, 도난당한 작품은 8일 공개된 것이다.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날 뱅크시는 런던 남부 페컴 라이레인의 한 건물 위에 설치된 위성 안테나에 달을 향해 울부짖는 늑대의 모습을 그렸다. 하지만 이 작품은 1시간여 만에 사라졌다. 절도 장면을 목격했다는 한 시민은 BBC에 “복면을 쓴 범인 3명 중 1명이 위성 안테나를 뜯었고, 나머지 범인 2명은 사다리 옆에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절도 장면을 촬영하다 범인들에게 폭행을 당했으며 휴대전화를 빼앗길 뻔했다”고 전했다. 영국 경찰은 아직 범인을 잡지 못한 상태다.
예술성을 인정받아 전시나 경매에서 작품이 거액에 판매되고 있는 뱅크시는 최근 런던에서 독특한 벽화를 선보이며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5일 런던 남서부 리치먼드의 한 건물 벽에 염소 모습의 벽화를 선보인 것을 시작으로 6일에는 런던 첼시의 한 주거용 건물에 두 마리 코끼리의 벽화를 남겼다. 또 7일엔 빈티지 의류점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런던 동부 브릭레인의 기차 다리 벽면에 원숭이 세 마리가 담긴 벽화를 남겼다.
뱅크시가 신작에 아무런 설명을 남기지 않아 작품에 담긴 의미에 대한 궁금증도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동물 벽화를 ‘런던 동물원 연작’이라고 부르며 최근 영국에서 발생하고 있는 대규모 인종 차별 시위를 주도한 극우 폭도들을 동물에 빗댄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본명을 포함해 신원이 알려지지 않은 뱅크시는 세계 곳곳에 벽화를 남기고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는 방식으로 자신의 작품을 알려 왔다. BBC는 동물을 주제로 한 뱅크시의 작품 공개가 10, 11일 중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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