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미치료 폐결핵 사망위험 5배…국내 첫 대규모 연구

  • 뉴시스
  • 입력 2024년 8월 13일 11시 15분


당뇨·폐결핵 치료 결과 상관성 첫 대규모 연구
당뇨 합병증 동반 폐결핵 사망위험 2.5배 높아

ⓒ뉴시스
당뇨 합병증을 앓는 폐결핵 환자는 치료 효과가 좋지 않고 사망 위험도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내에서 폐결핵 환자의 자료를 분석해 당뇨병의 상태와 폐결핵 치료 결과의 상관성을 밝혀낸 첫 대규모 연구다.

당뇨가 있는 결핵 환자는 치료 실패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당뇨병의 상태가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자료는 부족했고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는 없었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호흡기내과 민진수·인천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김경훈 교수팀은 당뇨병과 혈당 조절 상태가 우리나라 결핵 환자의 치료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한국 결핵 코호트(동일집단)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13일 밝혔다.

연구팀은 폐결핵 다기관 전향적 결핵 코호트 연구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폐결핵 환자 중 당뇨병 및 합병증을 가진 환자들을 분석하고, 다변량 로지스틱 회귀 분석으로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했다. 다양한 당뇨병 상태(치료받지 않은 및 조절되지 않은 당뇨병·당뇨병 전 단계)와 결과의 연관성을 평가하는 추가 분석도 했다.

연구팀 분석 결과 당뇨병이 없는 폐결핵 환자와 비교했을 때 폐결핵 치료 결과가 좋지 않을 가능성이 당뇨병을 앓는 환자는 1.6배, 당뇨 합병증이 있는 환자는 1.8배 높았다.

또 당뇨 합병증을 동반한 폐결핵 환자의 사망 위험은 2.5배, 당뇨병을 앓고 있지만 치료를 받지 않은 폐결핵 환자의 사망위험은 4.7배 높았다. 당뇨병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경우 폐결핵 치료 중 사망, 치료 중단, 치료 실패 등을 겪을 위험이 더 높다는 의미다.

결핵은 결핵균에 의해 발생하는 공기 매개 감염병이다. 결핵 환자가 기침을 했을 때 공기 중으로 배출돼 일시적으로 공기 중에 떠 있는 결핵균이 주위 사람들이 숨을 쉴 때 폐로 들어가 감염이 발생한다. 주로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는 2023년 기준 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 2위, 사망률 4위에 올라 있다.

결핵의 가장 흔한 증상인 기침은 감기, 천식, 기관지염 등에서도 관찰돼 증상만으로는 구분이 어렵다. 2주 이상 지속되는 기침은 단순한 감기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진료가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국가건강검진을 통해 ‘폐결핵 의심’으로 판정되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무료 진료와 검사를 받을 수 있다. 결핵은 대부분 약제 복용만으로 치료되며 건강보험에서 결핵 치료와 관련된 진료비의 본인부담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민 교수는 “결핵 진단 초기 및 치료 중 당뇨병을 검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결핵 퇴치를 위해 결핵 진단 시 당뇨 환자에서 혈당 조절 상태를 파악하고 결핵 치료의 완치율을 높이려면 적극적인 당뇨 관리가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민 교수는 2019년부터 국립보건연구원 정책연구용역사업인 ‘결핵코호트 연구’의 책임 연구자로서 ‘폐결핵 다기관 전향적 코호트 연구(COSMOTB, CohOrt Study of pulMOnary TuBerculosis)’를 이끌고 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태평양호흡기학회의 공식 국제학술지 ‘레스피롤로지(Respirology)’ 최근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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