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과기대 x IT동아 공동기획]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와 창업진흥원, 글로벌 기업 11곳이 7년 차 이내 유망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이중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창업지원단은 AWS 정글, 오라클 미라클, IBM 협업 프로그램을 주관합니다. IT동아가 서울과기대 창업지원단과 함께 올해 선정된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 참여 기업을 조명합니다.
“양자 로봇에 적용되는 양자컴퓨팅 기술은 아직 갈 길도 멀고 해결해야 될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도시 안에서 양자컴퓨팅 시스템이 작동되는 환경을 만드는 게 필요합니다. 베이스앤파워시티는 양자 로봇 기술로 사회와 커뮤니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사회 내 적재적소에 새로운 양자 로봇 시스템이 적용되는 것이죠.”
이동욱 베이스앤파워시티 대표는 상상이 아니라 실제 양자 로봇 기술을 활용한 미래도시 구현을 꿈꾼다. 사회 안에서 발생하는 여러 문제를 해결하려면 진보된 기술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로봇과 양자컴퓨터의 접목을 생각한 이유다.
교통약자가 안심할 수 있는 도시 기반 시설을 꿈꾸며
로보틱스를 결합한 도시 기반 시설(도시 인프라스트럭처) 모델을 구상하게 된 계기 중 하나는 교통약자 보호 때문이다. 횡단보도 위에서 느껴질 수 있는 불안감 감소 및 교통사고 예방이 목적이다. 이동욱 대표는 “연구 과정에서 교통약자, 일반 보행자 등이 횡단보도를 건널 때 불안감을 느끼는 것을 봤습니다. 횡단보도가 보행 신호임에도 차량이 침범할 것이라는 인식이 있는 겁니다. 그래서 횡단보도 시스템 내에 두 가지 형태의 로봇을 적용, 연쇄 보호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베이스앤파워시티가 제안하는 보행자 보호 시스템은 2단계로 작동한다. 먼저 횡단보도 내에 고정식 로봇과 이동식 로봇이 배치된다. 고정식 로봇은 1단계 보호 역할을 한다. 차량이 특정 구간을 빠른 속도로 진입하면 고정식 로봇이 나와 1차 방어하는 식이다. 1차 방어에 실패하면 이동식 로봇이 움직여 보행자를 최종 보호하는 구조다.
이동욱 대표는 횡단보도 하나에만 적용하는 게 아니라, 도시 내에 존재하는 모든 횡단보도에 적용해 병렬 제어하는 것을 목표로 여러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다수의 로봇을 병렬 제어하면 관리가 편해진다. 로봇을 개별 관리하면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만, 병렬 제어하면 적은 인력으로 통제 가능하다.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분산 제어 시스템이 스스로 대응 가능한 부분도 장점이다.
최근에는 양자컴퓨터를 중심으로 다수의 병렬 제어 시스템이 로봇을 제어하는 ‘양자 로봇’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양자컴퓨터의 대규모 연산 성능을 앞세워 로봇 다수를 병렬 제어하는 형태다. 예로 수십, 수백 대의 드론을 가지고 군중 제어하는 것과 유사하다.
기술이 완성된다면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보행자 보호에 집중되어 있지만, 로봇 제어 기술을 확대하면 드론 택시, 자율주행 운송수단 등에 적용 가능하다. 산업 환경에서 쓰이는 로봇은 정해진 공간 내에서 임무를 수행한다. 그러나 베이스앤파워시티가 꿈꾸는 세상은 미래지향적 가치를 품었다.
대규모 로봇 제어를 위해 선택한 것은 ‘양자컴퓨터’
분산 제어 시스템이 도시 내에 배치된 로봇을 동시다발적으로 활용하는 일은 쉽지 않다. 다가오는 물체에 대한 수많은 돌발변수에 대응하면서 보행자의 안전까지 보장해야 된다. 횡단보도 형태에 따른 대응 방법도 준비해야 된다. 길 사이에 놓인 평범한 횡단보도부터 교차로를 가로지르는 횡단보도 등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하나의 영역이라도 시스템이 제어해야 되는 상황은 각양각색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이 다양한 상황을 다루려면 현재 쓰는 슈퍼컴퓨터로 대응이 어렵다는 점이다. 이동욱 대표는 도시 규모의 로봇 제어가 가능한 연산 솔루션을 고민한 끝에 ‘양자컴퓨터’를 떠올렸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을 빠르게 처리하는 현재 컴퓨터 시스템과 달리 여러 값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연산 방식을 종합적으로 활용하기 때문에 복잡한 연산을 빠르게 해결 가능하다.
“구역 내 인구 밀도에 따라 외부 변수 범위는 크게 달라집니다. 베이스앤파워시티가 중요하게 보는 부분은 도시 환경의 최적화입니다. 이 최적화된 값을 얻기 위해 연산하는 과정이 지금 컴퓨팅 시스템으로는 능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어요. 빠르고 성장 가능성이 있는 양자컴퓨터를 선택한 이유입니다.”
더 빠른 연산을 위해 양자컴퓨터가 주목받고 있지만, 완벽한 것은 아니다. 아직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동욱 대표는 “지난해부터 연구를 진행 중인데 양자컴퓨터 발전이 예상했던 것보다 빠릅니다. 머지않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베이스앤파워시티도 양자컴퓨터 발전 속도에 발맞춰 2년~3년 이내에 로봇 제어 기술을 상용화 가능한 수준까지 끌어올리려고 노력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콘셉트가 아닌 실체화된 미래도시 만들고 싶어
도시공학을 전공한 이동욱 대표. 처음에는 도시 디자인과 미래 도시 모델에 대한 연구개발을 주로 맡았다. 하지만 작업 대부분이 계획안 수준에서 그치는 느낌을 받았고 이를 해결하려면 실제 작동 가능한 모델을 제안하는 게 좋겠다 생각해 창업을 결심했다.
“도시 계획 내에 기술들이 실제 환경에 도입되려면 많은 고민과 풀어야 할 숙제가 있어요. 그런데 도시 관련 연구개발을 할수록 계속 계획안 수준에서 머무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부분이 본질적 한계라 생각했어요. 접목 가능한 기술로 미래 도시를 직접 구현하고 싶어 베이스앤파워시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선정된 베이스앤파워시티는 IBM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번 지원을 통해 양자컴퓨터에 대한 이해도를 넓히고 활용 방법과 양자 로봇 시제품을 개발할 지원금도 받았다. 이동욱 대표는 여러 도시 모델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양자컴퓨팅의 필요성을 느꼈고 글로벌 기업 협업 프로그램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기술 지원, 교육도 매력적이지만 업계 관계자 간 네트워킹, 컨설팅, 협업 기회가 많아 기대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실제 접한 양자컴퓨터는 생각한 것과 다른 방식으로 작동됐다. 이동욱 대표는 완전히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양자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배웠다. 이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IBM 엔지니어의 기술 지원도 도움이 됐다.
각고의 노력 끝에 베이스앤파워시티의 양자 로봇 기술과 도시 기반 시설 모델은 미국과 독일 등 해외 시장을 향해 나아가는 중이다. 아직 해결해야 될 부분은 많지만, 양자컴퓨터의 강점을 증명하기 위한 작업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동욱 대표는 “2024년 내에 양자 로봇 기술이 접목된 시제품을 만들어 기존 컴퓨터와 양자컴퓨터 간 차이를 검증할 계획입니다. 이후에는 개발한 모델을 가지고 산업, 서비스, 도심 공공 산업에 적용하고 발전시키는 게 목표입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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