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코로나19 치료제의 품귀현상 해소를 위해 글로벌 제약사와 긴밀히 협의해 물량을 늘리고 일정을 앞당겼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주에 들여오기로 했던 코로나19 치료제 14만 명분에서 3만 7000명 분을 더한 17만 7000명 분이 26일 공급될 전망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21일 열린 ‘코로나19 발생 동향 및 대응 방안’ 브리핑에서 “치료제 구매를 위해 예비비 3268억 원을 확보해 26만 명분 이상을 추가 구매했다”며 “글로벌 제약사와 협의를 통해 당초 다음 주까지 14만 명분이 공급될 예정이었지만 앞당겨 다음 주 월요일에 17만 7000명분이 공급되도록 했다”고 밝혔다.
질병청은 코로나19 치료제 도입을 위해 지난달 말부터 재정당국과 예비비 편성을 준비해왔다. 더불어 제약사와 사전 계약을 통해 지난 15일에는 약 6만 명분의 치료제가 도입돼 현장에 배포되고 있다.
이렇게 순차적으로 도입된 치료제는 오는 10월까지 공급될 예정이며, 이후부터는 건강보험 등재를 통해 일반의료체계 내에서 치료제가 공급될 수 있도록 할 전망이다.
방역당국은 동시에 품귀현상을 빚고 있는 자가검사키트의 수급 상황도 면밀히 점검할 방침이다.
지 청장은 “진단키트 제조업체는 생산량을 확대하고 있고 이달 중에 500만 개 이상 생산할 계획”이라며 “제조업체별 생산계획과 재고량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공급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 청장은 6월 말부터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코로나19의 여름철 유행이 이달 말까지 계속되다 다음달부터 감소세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지 청장은 “이번 여름철 유행의 원인으로는 지난겨울 코로나19 유행이 그리 크지 않았고 코로나19 예방접종률이 비교적 낮았던 점을 들 수 있다”며 “또한 면역 회피 능력이 높은 KP.3 변이가 확산되고 에어컨 사용으로 인한 실내 환기 부족, 휴가철 이동량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특징을 가진 올해 여름철 유행은 8월 말 정점에 도달할 것으로 보이고 유행 규모는 작년과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제로 증가세가 지난주에 비해 다소 둔화되고 있고 예방 수칙을 잘 지켜준다면 예상보다 실제 발생 규모는 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질병청은 이달 말 작년 최고 수준인 주당 35만 명의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현재 변이 비중이 가장 높은 KP.3에 대한 국내외 기관 분석 결과 중증도와 치명률이 이전 코로나19 오미크론 계열 변이주와 큰 차이가 없어 위기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지 청장은 “지난 4년간 코로나19 누적 치명률은 0.1%이고, 특히 오미크론 변이 이후 지난해 국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며 “현재 유행 상황은 지난 2020년부터 2022년 코로나19 대유행과 같은 위기 상황이 아닌 코로나19가 엔데믹화되는 과정의 일환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일본, 영국, 미국 이런 나라들에서 비슷한 유행 패턴을 보이고 있고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가 감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응급실에 내원한 코로나19 환자가 지난 6월 2240명에서 7월 1만 1627명으로 늘어난 데 대해서도 “실제로 응급실을 방문하는 코로나19 환자의 대부분이 중등 이하의 환자이기 때문에 큰 위기라고 보지 않는다”면서 “위기 단계를 상향시켜서 관리할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고 일축했다.
다만 지 청장은 “연령별로 코로나19 치명률을 보면 60세 이상부터 치명률이 높아지고 특히 80세 이상은 1.75%로 급격히 높아진다”며 “지금 중요한 것은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와 같은 고위험군을 보호해 건강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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