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과 관련해 “(확진자 수가) 다음 주 정점에 도달할 것”이라며 “거리 두기 등 위기 단계를 상향시켜 관리할 상황은 아니고 현 의료체계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지 청장은 21일 코로나19 대책반 브리핑에서 “현재는 2020∼2022년과 같은 대유행 위기 상황이 아니라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화) 과정”이라며 “환자 증가세도 지난주 다소 둔화됐다”고 밝혔다. 7월 넷째 주 474명, 8월 첫째 주 880명, 8월 둘째 주 1366명 등으로 급증하던 코로나19 입원환자 증가세가 8월 셋째 주에 다소 완만해졌다는 것이다. 8월 셋째 주 입원환자 수는 22일 발표된다.
질병청은 현재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은 만큼 과도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지 청장은 “오미크론 변이 이후 지난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과 비슷하다”며 “다만 연령별로는 2020년 이후 50세 미만의 치명률이 0.01% 이하인 반면 80세 이상은 1.75%로 급격히 높아져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 보호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품귀 현상이 벌어졌던 코로나19 치료제는 이번 주 약 6만 명분, 다음 주초 약 17만7000명분을 들여올 계획이라고 밝혔다. 예산이 부족해 추가로 확보한 예비비 3268억 원을 활용한 것이다. 질병청은 다음 주에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은 경증을 포함해 총 확진자가 35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10월부터는 최근 변이에 효과가 있는 백신 접종을 시작한다. 질병청은 “젊은 층도 백신을 맞을 경우 감염 위험은 3분의 1, 중증화 위험은 5분의 1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며 백신 접종에 적극 동참해 주길 당부했다.
하지만 의료계에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이탈 후 의료공백이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며 중증 환자 진료에 차질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금보다 중증환자가 더 늘면 전공의 없는 병원의 환자 수용 여력은 한계에 달할 것”이라며 “특히 야간에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환자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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