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코로나19 입원환자가 올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환자 수가 두 배 이상으로 급증했던 지난달 말보다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집단 확진이 잇따르고 있어 고령층 등 감염 취약계층에서 중증환자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2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월 셋째 주(11~17일) 코로나19 입원환자 수는 전주 대비 5.7% 증가한 1444명으로 집계됐다. 전국 220개 표본감시 병원의 환자를 집계 결과다. 이는 한 달 전인 7월 셋째 주(226명)에 비해 6.4배로 늘어난 수치다.
다만 증가세는 둔화되는 모양새다. 입원환자와 증가율은 7월 넷째 주 474명(109.7%), 8월 첫째 주 880명(85.7%), 8월 둘째 주 1366명(55.2%)으로 집계됐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관계부처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번 유행은 이번 주 또는 다음 주 이후 감소 추세로 돌아서, 당초 예측한 8월 넷째 주 35만 명보다 발생 규모가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학교와 요양기관 등에서 집단 감염이 잇따르고 있어 방역당국은 확산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한 고등학교에선 개학 일주일 만에 전교생의 약 30%에 이르는 48명이 확진됐다. 학부모들은 “하필이면 코로나19 유행 정점에 개학을 맞았다”며 불안감을 호소했다.
각 학교도 코로나19 위기단계 하향으로 ‘방역 의무’ 사항이 없다 보니 확진자 관리에 혼선을 빚고 있다. 일선 교장들은 “지침이 뚜렷하지 않으니 확진 시 등교 중지부터 마스크 착용이나 발열 검사, 칸막이 설치 등이 권고 사항이어서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정부는 16일 “확진 학생은 증상이 심한 경우엔 쉬고 증상이 사라진 다음 날부터 등교하며, 쉬는 기간은 출석을 인정한다”는 내용의 지침을 배포한 바 있다.
의료 현장에선 고령 중증환자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올해 코로나19 입원환자 1만5224명 중 65세 이상은 65.6%(9991명)에 이른다. 50~64세 18.1%, 19~49세 10.2%, 0~6세 4.1%, 7~18세 2.0% 순이다. 의료계에선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공백으로 중증 환자를 받는데 제한이 생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엔 전날 경기 부천시 자택에서 쓰러진 90대 노인이 온열질환과 코로나19가 겹쳐 사망하는 일이 발생했다. 올해 코로나19 치명률은 0.05%로 계절독감 수준이지만, 80대 이상에선 0.73%로 치솟는다.
정부는 응급실에 내원하는 코로나19 환자를 분산시키기 위해 지방의료원 등 공공병원을 중심으로 발열 클리닉을 지정해 운영할 예정이다. 기존에 코로나19 거점 전담병원으로 운영된 병원과 병상 여유가 있는 지역병원은 협력병원으로 지정하고, 중등증(중증과 경증 사이) 이하의 코로나19 환자는 협력병원으로 우선 이송할 방침이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추석 연휴까지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질 경우 더 많은 응급환자가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해 평년보다 더 많은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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