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어지러움 느껴지면 물 마시고 휴식 취하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8월 28일 03시 00분


온열질환, 고령층-어린이에게 특히 위험
수분 자주 섭취하고 통풍 잘 되는 옷 선택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연일 폭염이 이어지면서 온열질환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게티이미지코리아

장기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가 발효되면서 온열질환자가 3100명에 육박했다.

24일 질병관리청(질병청)의 온열질환 응급실 감시체계 신고 현황에 따르면 지난 5월 20일부터 전날까지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누적 3084명으로 집계됐다. 전날보다 22명 늘었다. 이는 질병청이 온열질환 감시체계를 시작한 2011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수준이다. 온열질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해는 2018년(4526명)이다.

온열질환은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될 때 열로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말한다. 비교적 가벼운 일사병부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열사병까지 온열질환 종류는 다양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응급의학과 김한빛 교수는 “더위에 노출되면 우리 몸 혈액 대부분은 체온을 떨어뜨리기 위해 피부로 이동한다”라며 “장시간 노출될수록 수분 손실이 발생하고 뇌로 가는 혈류량이 감소해 어지러움이나 의식 저하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온열질환을 막기 위해서는 폭염주의보·경보 발령 시 가장 더운 낮 12시부터 오후 5시에는 야외 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안전하다. 외출을 꼭 해야 한다면 햇빛을 차단하기 위해 챙 넓은 모자나 양산, 팔 토시 등을 착용하고 통풍이 잘되는 가벼운 옷을 입어야 한다. 만약 야외 활동을 하다가 근육 경련이나 어지러움 등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갈증이 나지 않도록 수분을 자주,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분이 많은 음료나 카페인 음료보다는 물이 좋다.

온열질환은 고령층에게 특히 더 위험하다. 나이가 들수록 땀샘 기능이 떨어져 체온조절 기능이 약해지고 갈증 등을 느끼는 능력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또한 고령일수록 심장질환이나 고혈압, 당뇨 등 만성질환이 있을 확률이 높으므로 폭염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어린이는 체온 조절 기능이 충분히 발달되지 않고 땀 생성 능력과 탈수 시 갈증 반응이 낮으므로 갈증이 나지 않아도 물을 자주 마시고 무리한 신체 활동은 자제해야 한다. 잠시라도 보호자 없이 더운 공간에 혼자 있게 하는 것은 금물이다.

김 교수는 “특히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의식이 저하되는 열사병이 의심되면 반드시 119에 신고한 후 환자의 옷을 느슨하게 하고 시원한 물을 뿌리거나 선풍기를 사용해 체온을 낮추는 등 응급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5가지 온열질환 종류와 위험 신호
온열질환은 그 종류와 위험 신호를 미리 알아두는 것이 중요하다.

장시간 더위에 노출된 상황에서 수분 및 전해질이 부족하다면? ‘일사병(열탈진)’

장시간 고온 환경에 있으면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으면 일사병이 생길 수 있다.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피로, 오심, 무력감, 발열, 발한, 홍조, 빈맥, 구토, 혼미 등이 있다. ‘열탈진’이라고도 불리는데 서늘한 곳에서 안정을 취하고 물과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한다. 그러나 40도 이상의 고열이나 의식 변화가 발견되면 급속냉각 요법 등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더위에 오래 노출됐으나 땀이 나지 않고 오심·구토·의식 변화가 있다면? ‘열사병’

열사병은 노인이나 심장질환자, 치매 환자, 알코올중독자, 정신질환자 등이 오랜 기간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됐을 때 발생한다. 일사병과 증상이 비슷해 보이지만 열사병은 땀이 나지 않는다. 대신 오심, 구토가 심하고 의식 변화가 나타난다. 심부 체온은 40도가 넘어간다. 이 경우 환자를 즉시 그늘로 옮기고 옷을 풀어 시원한 물수건으로 닦으며 119에 신고해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환자에게 찬물을 마시게 하는 건 체온을 낮추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의식이 없는 경우 질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더위 속에서 장시간 운동한 뒤 근육 경련이 났다면? ‘열경련’

한여름 더위 속에서 오랜 시간 운동을 하면 평소보다 땀을 많이 흘리는데 이때 근육 경련이 발생하기 쉽다. 원인은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전해질 이상과 관련 있을 가능성이 높다. 열경련이 나타나면 시원한 그늘에서 근육을 스트레칭시켜 줘야 한다. 최소 몇 시간 정도는 격렬한 운동을 피한다. 안정을 취하면서 전해질이 포함된 수액을 마시거나 보충하는 것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해질 음료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물 1ℓ에 소금 한두 티스푼을 넣은 것으로 보충할 수 있다.

몸이 극심한 더위에 적응하지 못해 실신한다면? ‘열실신’

푹푹 찌는 더위에 노출될 경우 노인이나 어린이는 외부 온도에 적응하지 못할 수 있다. 이때 가벼운 실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혈액 용적이 감소하고 말초혈관이 확장되기 때문이다. 단순 열실신은 안정을 취하면 대부분 쉽게 회복된다. 시원한 그늘을 찾아 호흡이나 맥박에 주의하면서 머리를 낮게 해주고 수액을 보충해준다.

피부가 달아오르고 심한 경우 물집이 생긴다면? ‘일광화상’


뜨거운 햇빛에 장시간 노출되면 피부가 빨갛게 달아오르고 통증이 발생하기 쉽다. 심하면 물집이 생기거나 얼굴과 팔다리가 붓고 열이 오를 수 있다. 이를 일광화상이라 한다. 글자 그대로 햇빛에 화상을 입는 것이다. 일광화상을 예방하려면 구름이 없는 맑은 여름날에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까지 외출을 삼간다. 직사광선이 가장 강하게 내리쏟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외 시간에는 얇은 겉옷으로 피부 노출 부위를 가리거나 외출 30분 전에 일광차단제(선크림)를 꼼꼼히 바른 뒤에 나가는 것이 좋다. 예방이 최고지만 일단 이런 증상이 발생하면 찬물로 찜질해주는 것이 좋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소염제로 조절할 수 있다.



#헬스동아#건강#의학#폭염#온열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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