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대형마트’에서 청춘 남녀들이 데이트 상대를 찾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영국 BBC, 스페인 올리브프레스 등에 따르면 최근 스페인의 대형마트 체인인 메르카도나에서 오후 7∼8시가 되면 젊은 남녀들이 ‘탐색전’을 벌인다.
이는 데이팅 애플리케이션 틴더 등에서 영감을 얻은 ‘맘에드는 짝 찾기’ 오프라인 판이다.
먼저 과일 코너에서 파인애플을 거꾸로 든 사람이 와인 코너로 이동하는게 ‘나는 솔로’라는 신호다.
이 모습을 누군가 발견하고 마음에 들면 그 사람의 카트를 부딪쳐 호감을 표한다.
카트에 담은 품목으로 만남의 스타일도 나타낸다. 예컨대 초콜릿이나 과자는 캐주얼한 관계를, 콩이나 식물은 진지하고 장기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표시라고 한다.
유명 방송인 비비 린이 직접 마트에서 만남을 시도하는 동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열풍이 커졌다.
유행이 번지자 메르카도나는 공식 틱톡 계정에 “선반에 있는 파인애플이 데이트를 기다리고 있다”고 홍보에 이용했다. 데이팅앱 ‘틴더’와 메르카도나를 합친 ‘틴더도나’라는 신조어도 생겨났다.
반면 이런 유행이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10대들이 저녁 시간에 물건을 사지 않고 카트를 밀고 다닌다는 지적이 나왔다. 마트에 사람들이 몰려 혼잡해지면서 경찰이 출동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또 구매하지 않은 상품을 정리하는 마트직원에게는 고충이 따른다.
일부에서 비판적 견해가 나오자 마트 측은 “이 유행은 우리가 시작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타난 것”이라고 해명했다.
사회 평론가 수사나 콰드라도는 “가상 세계가 사회적 행동을 조절하고 사용자를 확성기로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고 라뱅가드리아 신문에 평론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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