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아산병원
진단∼수술 1주일 내 진료 시스템 가동
4개 암 적정성 평가서 1등급 지속 획득
전문의-AI 기술 접목해 용종 조기 발견
강원 영동 지역의 유일한 상급종합병원인 강릉아산병원은 강릉시 사천면에 자리 잡고 있다. 750병상 규모로 하루 외래환자가 2100여 명에 이른다. 중증질환 치료가 가능하고 입원환자의 사망률이 낮으며 진료비가 비싸지 않은 병원 중 하나다. 최근에는 급성기 뇌졸중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을 받아 굳이 서울로 가지 않고도 뇌혈관질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으로 소문이 났다. 위 대장 내시경 인공지능(AI) 진단 시스템도 갖추고 있다. 이번 메디컬 현장에선 강릉아산병원에 대해 알아봤다.
국내 명의들 속속 강릉아산병원으로
대장암 분야에서 국내 최고 명의로 꼽히던 유창식 전 서울아산병원 외과 교수가 강릉아산병원장으로 부임하면서 이 병원의 위상도 높아졌다. 유 원장은 서울아산병원에서 대장암센터 소장, 암병원장을 역임했고 대한대장항문학회장 등도 지냈다. 유 원장은 “서울 병원의 경우 암환자로 진단되면 수술 등 암 치료가 시작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며 “강릉아산병원은 다학제 진료 시스템의 효율적 운영을 통해 ‘진단부터 수술까지 1주일 이내’라는 원칙으로 원스톱 진료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강원 지역 특성상 거리가 멀고 교통 환경이 좋은 편은 아니다”라면서도 “입원해 항암주사 및 방사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환자 편의성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암 치료는 멀리 떨어진 병원까지 찾아가 진료를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인근 지역 환자들은 수도권 병원까지 방문하지 않고 강릉아산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실시하는 위암 등 주요 4대 암 적정성 평가에서도 지속적으로 1등급 평가를 받으며 지역 환자들에게 잘한다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다. 2021년 이 병원에 새로 등록한 암 환자는 2020년과 비교할 때 220명 늘어난 2600명 이상이다. 폐암, 위암, 대장암 순으로 신규 환자가 많이 찾았다.
강릉아산병원은 국내외 명의를 다수 영입했다. 뇌졸중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김종성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도 강릉아산병원에서 환자를 맡고 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 신경과 전문의로 17년간 근무하며 뇌졸중 치료를 해온 최영빈 교수도 영입했다. 덕분에 뇌졸중센터를 인증받고 뇌졸중 집중치료실도 열 수 있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급성기뇌졸증적정성평가에서 1등급을 받을 정도로 평가가 높아 지역에선 뇌질환 치료를 받기 위해 수도권 대형 병원까지 갈 필요가 없게 됐다는 말이 나온다. 소아심장 명의로 알려진 김영휘 서울아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도 강릉아산병원에서 만날 수 있다. 김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재직 당시 국내 최연소 소아심장이식술을 성공해 주목을 받았다.
영동 최초 AI 진단 시스템 도입
강릉아산병원은 지난해 4월 영동 지역 최초로 ‘웨이메드 엔도’라는 실시간 AI 위, 대장 내시경 진단 보조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소화기내과 전문의가 내시경으로 검사하면 AI가 실시간으로 용종성 병변을 찾거나 암일 확률이 높다는 의견을 전달한다. 이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들은 추가 비용 없이 이용할 수 있다. 홍종삼 강릉아산병원 건강의학센터장(소화기내과 교수)은 “1년 이상 ‘웨이메드 엔도’를 사용한 결과 병변을 빨리 감지하면서도 진단 오류가 낮았다”고 말했다.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은 500명을 대상으로 웨이메드 엔도와 내시경 검진의의 진단율을 비교한 결과 AI의 진단 오류는 검진의 1건당 0.6건 정도로 낮았다. 대장 내시경을 받은 환자 중에는 의료진이 발견하지 못한 2∼4㎜ 크기 용종들을 AI가 발견한 사례도 있었다.
홍 교수는 “조기 위암과 단순 위염은 사람의 눈으로 비교할 때 구분이 안될 때가 매우 많다”며 “위암 의심 병변의 범위와 함께 암일 가능성을 수치로 알려줘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든 위염을 조직검사를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AI가 암일 가능성이 높다고 하면 80∼90% 이상 암일 가능성이 있다. 이후 조직검사를 해서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강릉아산병원은 숙련된 내시경 전문의와 AI 내시경 기술을 접목해 위와 대장에서 암의 씨앗인 용종을 조기에 발견하고 있다. 위와 대장에서 암이 발견되면 빨리 수술할 수 있도록 전문센터에 연결해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패스트트랙도 운영 중이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