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집주인이 아파트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말기 암 환자인 세입자에게 방을 빼라고 강요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현지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세입자 A씨는 암 치료로 드나드는 병원 근처에 있는 베이징의 한 아파트를 임대하기로 했다.
집주인 B씨는 부동산 매각에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시장 가격보다 낮은 월세 5500위안(약 104만원)으로 A씨에게 아파트를 임대하기로 합의했다.
이 계약에 따라 A씨 부부는 오는 11월 중순까지 그곳에 거주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4월 B씨가 돌연 일주일 내 집을 비울 것을 통보했다.
A씨가 말기 암 환자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B씨가 이를 문제 삼아 A씨 부부를 퇴거시키기로 한 것.
B씨는 A씨 부부가 암 투병 사실을 일부러 숨겼다고 의심했다.
이에 A씨 남편은 “처음 전세를 구할 때 아내(A씨)의 상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것을 사실”이라면서도 “(암 투병 사실을) 임대차 계약서에 명시할 이유는 없다. 또 이를 굳이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알릴 필요가 있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B씨는 “A씨가 집에서 사망할 경우 ‘귀신의 집’으로 낙인찍혀 부동산 가치가 50만위안에서 100만위안(약 9485만~1억8969만원)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A씨 부부에게 이들의 입주로 아파트의 시장 가치가 하락하면 보상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계약서에 서명할 것을 요청했다.
A씨 부부는 B씨가 임대 계약 종료에 대한 보상을 제공하지 않는 한 부동산을 비우지 않겠다며 이 계약서에 서명하기를 거부한 상황이다.
해당 사연이 중국 SNS를 통해 급속도로 퍼지면서 온라인상에서는 열띤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집주인이 이런 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너무나 비인간적”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여러 가지 문제로 점철된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임대차 계약 위반에 대한 보상을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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