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출산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지방 보건 장관이 직장에서 휴식시간에 아이를 가지라고 말해 파장이 일고 있다.
러시아 프리모리스키 지방 보건 장관인 예브게니 셰스토팔로프 박사는 최근 현지 매체인 페더럴프레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사람과 경제를 만드는 사람으로 사회를 나눌 수는 없다”며 “일이 자녀 출산을 거부하는 이유가 아니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셰스토팔로프 장관은 직장 일이 바빠 아이를 못 가진다는 것은 타당한 이유가 아니라 ‘변명’이라며 “인생이 너무 빨리 지나가기 때문에 쉬는 시간에도 아이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을 폈다.
기자가 ‘12~14시간 일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아기를 언제 만드느냐?’고 묻자 셰스팔로프 박사는 “쉬는 시간에”라고 답했다.
이는 러시아 정부가 국민들에게 더 많은 아이를 낳도록 장려하기 위해 내놓은 여러 해법 중 하나라고 영국 메트로 등 외신은 전했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는 18~40세 여성들에게 ‘생식 잠재력’을 평가하기 위해 무료 임신 가능 여부 검진을 받으라는 통보를 내렸다. 또 지역 주지사는 출산율에 대해 보고해야한다. 기업의 고용주는 직장의 여성들이 아이를 낳도록 장려하고 있다.
한 지방도시에서는 24세 미만 여성이 첫 아이를 낳을 경우 한국 돈으로 약 1500만원을 주고 있다. 임신중절(낙태)을 까다롭게 하고 이혼 비용을 높이는 등의 방식도 추진 중이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최근 열린 유라시아 여성 포럼에서 직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장려하면서도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도 거듭 강조했다.
러시아의 출산율은 여성 1인당 약 1.5명으로, 안정적인 인구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2.1명보다 훨씬 낮은 상황이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이후 러시아에서는 100만명 이상이 다른 나라로 떠났다. 이 중 대부분이 젊은 사람들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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