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23일(현지 시간)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목표로 레바논 전역을 공격해 최소 558명이 숨지고, 1835명 이상이 다쳤다. 사망자에는 아동 50명과 여성 94명이 포함돼 있고,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은 2006년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군인 2명을 납치해 발발했던 이른바 ‘34일 전쟁’(약 1200명 사망) 이후 레바논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인한 사망자가 최대 규모로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 측이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계속 진행할 뜻을 드러낸 가운데 헤즈볼라 역시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밝혀, 양측의 충돌이 전면전으로 확대될 것이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은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언급하고 있어 사실상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에 대한 섬멸 작전에 들어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이번 레바논 공습에 ‘북부 화살(Northern Arrows) 작전’이란 명칭을 붙였다. 이날 레바논 전역을 650여 차례 공습한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 관련 목표물 1600여 개를 타격해 주거지에 숨겨진 순항 미사일과 로켓, 무인기(드론) 등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또 레바논 국민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곳으로 피하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대거 발송하는 등 향후 공습 강도가 더 커질 것임을 시사하기도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3일 “북부에서 힘의 균형, 안보의 균형을 바꾸겠다고 약속한다”며 “이스라엘의 정책은 그들(헤즈볼라)을 기다리는 게 아니라 위협을 선제 제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계속해서 레바논에 대한 공습을 확대해 나가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도 “레바논 지상 침공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반격 의지를 강조하며 23일 밤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로켓과 무인기(드론) 약 250발을 발사해 무기공장 등을 파괴했다. 헤즈볼라는 24일에도 “이스라엘 북부 군수 시설 등에 로켓 100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국영 통신사 NNA에 따르면 이스라엘 역시 이날 레바논 동부 바알베크 지역, 남부 제진과 마르제윤 지역 등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레바논 전역이 사실상 전시 상태에 빠지면서 주요국들의 자국민 철수 움직임도 빨라졌다. 미국과 중국은 자국민 철수를 권고했으며, 독일 이란 카타르 등은 레바논편 항공기 운항을 중단하거나 중단 기간을 연장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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