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튼 누르면 5분 내 사망 ‘안락사 캡슐’ 실제로 썼다…경찰 출동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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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9월 25일 09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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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엑스 갈무리 [서울=뉴시스]
사진=엑스 갈무리 [서울=뉴시스]
캡슐 안에 들어가 버튼만 누르면 5분 내로 사망에 이르는 ‘안락사 캡슐’이 스위스에서 처음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현행법 위반 논란 속에 스위스 당국은 관련자들을 자살 방조 혐의 등으로 체포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AFP통신은 23일(현지시간) 한 64세 미국 여성이 캡슐에 들어간 뒤 버튼을 누르면 질소 가스가 나와 5분 내로 사망하는 조력 자살 기계 ‘사르코’(Sarco)를 이용해 처음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가디언지 등에 따르면 스위스 샤프하우젠 주 경찰은 사르코 판매·운영 관련자 등 여러 명을 자살 방조 및 선동 혐의로 체포했다. 현지 검찰은 검거된 이들을 상대로 형사소송 절차를 밟고 있다.

앞서 자살 지원 사업체인 ‘더 라스트 리조트’는 지난 7월 ‘사르코’를 선보이면서 몇 달 안에 처음으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들은 스위스에서는 사르코를 사용하는 데 법적 문제가 없다고 했다.

‘더 라스트 리조트’ 측은 이번에 사망한 사람이 미 중서부 출신 64세 여성이라면서 그가 심각한 면역 저하와 관련된 여러 가지 문제로 수년간 고통을 받아 왔다고 설명했다. 이름 등 자세한 인적 사항은 밝히지 않았다.

이 여성은 스위스 샤프하우젠 주 한 사유지 휴양림 오두막집에서 ‘사르코’를 이용해 숨졌다. ‘더 라스트 리조트’ 공동 회장 플로리안 윌렛은 그 자리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이 여성은 ‘평화롭고, 빠르고, 품위 있게’ 사망했다.

스위스 당국은 ‘사르코’ 이용이 합법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스위스 검찰은 사람들이 자살을 도왔다는 통보를 받고 경찰, 법의학 응급 서비스와 함께 현장으로 달려가 ‘사르코’를 확보하고 부검을 위해 시신을 옮겼다.

사르코는 필립 니슈케 박사(76)가 발명한 것으로, 3D 프린팅 기술로 만든 캡슐이다. 네덜란드에서 12년간 연구 개발됐다. 니슈케 박사는 조력 자살 옹호자이며 ‘죽음 박사’라고도 불린다. 니슈케 박사는 성명에서 “사르코가 설계된 대로 정확히 작동해 기쁘다”고 말했다.

‘사르코’는 2017년 처음 세상에 공개됐는데, 보라색 캡슐에 들어간 후 뚜껑을 닫고, 자신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버튼을 누르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를 알고 있는지와 같은 자동화된 질문을 받는다. 그리고 스스로 버튼을 누르면 질소가 나와 공기 중 산소량이 30초도 안 돼 21%에서 0.05%로 급락하면서 5분 내에 의식을 잃고 사망한다.

사르코를 소유한 니슈케 박사의 엑시트인터내셔널은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비영리 단체로, 사용자가 내는 유일한 비용은 질소가스 값인 18 스위스 프랑(약 2만 8000원)이다. 향후 사르코 가격은 약 1만 5000유로(약 2227만 원)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재사용이 가능하다.

스위스 법은 본인이 스스로 버튼을 누르게 하는 등의 조력 자살을 허용하고 있다.

하지만 ‘사르코’가 처음 사용된 날 의회에서 관련 질문을 받은 스위스 내무부 장관 엘리자베트 바우메-슈나이더는 “사르코 자살 캡슐은 법에 맞지 않는다”며 이 기계가 합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장관은 “첫째, 제품 안전법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므로 시장에 출시할 수 없다. 둘째, 질소의 해당 사용은 화학 물질법의 목적 조항과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락사#캡슐#자살방조#스위스#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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