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로리 섭취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이 노화를 방지하는 데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헐적 단식을 비롯해 소식하는 식습관이 장수 비결로 알려졌지만 쥐 실험을 통해 확인한 결과 노화율을 감소시키는 데 큰 효과를 보이진 않는다는 것이다.
게리 처칠 미국 잭슨연구소 연구원 연구팀은 쥐 약 1000마리를 대상으로 식단을 제한해 생리학적 변화를 확인한 결과 식이요법이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연구 결과를 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유전적으로 다양한 암컷 쥐 960마리의 식단을 제한했다. 쥐들은 식단에 따라 5개의 그룹으로 분류됐다. 음식을 무제한으로 섭취하는 그룹, 일주일에 하루 금식하는 그룹, 일주일에 이틀 연속 금식하는 그룹, 기본 음식 섭취량의 20% 또는 40%만 섭취하는 그룹 등이다. 1년 8개월에 걸친 실험 결과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은 노화 속도에 다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체중이 가벼운 쥐와 무거운 쥐에게서 비슷한 수준의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났다.
하지만 칼로리를 제한하는 식이요법을 적용한 그룹의 쥐는 면역력이 감소해 감염에 취약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체중이 무거운 쥐가 간헐적 단식을 할 경우 수명 연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고 오히려 혈액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를 파괴하기도 했다.
수명 연장에 가장 강력한 연관성을 보인 생리적 특성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환경에서도 적정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노년기 비만과 낮은 림프구 수치, 높은 적혈구 수치는 수명을 단축시키는 데 중요한 요소로 꼽혔다. 연구팀은 “수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식이요법이 아닌 유전적 조건으로 보인다”며 “식이요법으로 얻을 수 있는 건강상 이점이 있지만 이것이 곧 수명 연장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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