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척수액 장애에 ‘이것’ 효과 첫 입증…“치매치료 돌파구”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16일 0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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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집속초음파 뇌척수액 순환촉진 입증
“집속초음파 측정법 혁신…쥐 뇌척수액 흐름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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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안쪽 깊숙한 곳까지 초음파 에너지를 집중해 치료하는 집속 초음파가 알츠하이머·파킨슨 등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이 되는 뇌척수액 순환 장애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 신경과 김재호 교수·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닉스연구센터 김형민 박사·경희대학교 한의학과 김선광 교수 공동연구팀은 생쥐 모델에서 집속 초음파로 두개골 바닥을 자극하면 뇌척수액의 순환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뇌는 끊임없이 활동하는 기관이여서 많은 양의 대사성 노폐물이 쌓인다. 뇌척수액은 이런 노폐물을 주변 혈관을 따라 순환하면서 제거한다. 뇌척수액 순환에 장애가 생겨 노폐물 제거가 이뤄지지 않으면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소혈관질환, 정상압 수두증과 같은 퇴행성 뇌질환의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생쥐 모델을 집속 초음파 그룹과 대조군으로 나눠 비교했고, 형광염료를 통해 뇌척수액의 흐름을 확인했다. 이전까지는 기술적 한계로 인해 집속 초음파 치료 시 뇌척수액의 실시간 흐름을 관찰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집속 초음파의 조사 위치를 두개골이 아닌 두개골 바닥으로 변경해 이를 극복했다.

또 기존에는 뇌 내 형광 이미지 분석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광자 현미경을 통한 생체 내 형광 이미징 결합으로 집속 초음파의 효과를 측정할 수 있었다. 이광자 현미경은 매우 낮은 에너지를 띈 2개의 광자를 이용하는 현미경으로 생체 시료에 주는 부담이 적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관찰이 가능하다.

연구팀 분석 결과 집속 초음파를 적용한 그룹에서 뇌척수액의 유입 면적과 형광 염료의 강도가 현저하게 증가해 더 많은 양의 뇌척수액이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광자 이미징에서 집속 초음파 자극 후 뇌혈관 주위 공간에서 뇌척수액의 흐름을 나타내는 형광 물질이 뚜렷하게 증가했다.

뇌척수액의 뇌 내 노폐물 제거 기능을 확인할 수 있는 미세입자 추적 실험에서도 집속 초음파가 적용된 후 더 많은 미세입자가 관찰됐다. 입자들의 평균 속도 역시 집속 초음파 적용 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집속 초음파에 따른 뇌 조직의 손상을 검사한 결과 어느 부위에서도 세포 손상이 발생하지 않았고 뇌혈관 장벽 누출도 일어나지 않아 치료의 안정성을 확인했다.

김재호 교수는 “이번 연구로 두개골을 통한 집속 초음파 자극이 뇌척수액의 순환을 촉진한다는 것을 실시간 이미징 기법을 통해 최초로 입증했다”면서 “뇌척수액 순환을 개선할 수 있는 비침습적 치료법으로서 집속 초음파의 가능성을 확인했으며 퇴행성 뇌질환의 치료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임상에서 집속 초음파의 활용 영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병원은 집속 초음파 기술을 통한 정상압 수두증 환자의 보행 개선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우수신진 연구사업, 한의디지털융합기술개발사업, KIST 기관고유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구 결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브레인 스티뮬레이션(Brain Stimulation)’ 9월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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