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온 삼성 삼진만 9개, 선두타자 출루 없이 무득점
LG, 황동재에 묶이며 고전…3번이나 득점권 찬스 날려
대구에서 잠실로 장소가 바뀐 플레이오프. 경기 양상은 예상보다도 훨씬 큰 폭으로 변화했다. 타격전에서 투수전으로, ‘한방’보다는 ‘짜내기’가 주효한 승부가 됐는데, 4차전에서도 이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삼성 라이온즈와 LG 트윈스는 18일 오후 6시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서 맞붙는다.
현재까지 시리즈 전적에선 삼성이 2승1패로 앞서고 있다. 삼성은 홈에서 열린 1, 2차전을 잡은 뒤 3차전을 내줬다. LG 입장에선 귀중한 첫 승리를 거뒀지만 여전히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다.
1~2차전과 3차전의 양상은 확연하게 달랐다. 1차전은 10-4, 2차전은 10-5로 삼성의 승리였고 양 팀 도합 홈런포가 무려 11개(삼성 8개, LG 3개)나 나온 화끈한 방망이 대결이었다.
반면 3차전은 LG의 1-0 승리였다. 5회말 나온 홍창기의 희생플라이가 결승타가 됐고 홈런은 한 개도 없었다. 삼성이 황동재를 필두로 7명의 투수를 투입했고, LG는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두 명의 투수로 ‘팀 완봉승’을 완성하는 등 팽팽한 투수전이 이어진 경기였다.
양 팀 모두에게 고민이 남은 경기였다. 삼성의 경우 대구에서 잠실로 옮기면서 뜨겁던 방망이도 식었다. 주력 타자 구자욱의 부상 공백 때문만은 아니었다.
삼성은 3차전에서 산발 5안타에 그쳤고 장타는 김영웅의 3루타가 유일했다. 이마저도 LG 우익수 홍창기의 실책성 플레이 덕을 본 장타다.
윤정빈, 르윈 디아즈의 타구가 홈런에 가까웠지만 결과적으로 펜스 앞 플라이, 파울 홈런에 그쳤기에 큰 의미를 가질 수는 없었다.
삼성은 정규시즌 팀 홈런 1위에 빛나는 팀답게 큰 스윙을 주로 한다. 작은 구장인 홈 대구에선 이것이 장점으로 발현됐지만, 잠실에선 역부족이었다.
3차전에서 선두타자 출루가 한 번도 없었고 삼진이 9개나 나왔다는 점은 돌아볼 부분이다. ‘한방’의 가치는 여전하지만, 현실적으로 홈런이 쉽지 않은 잠실구장에선 조금은 다른 접근법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의미다.
승리한 LG 역시 아주 개운한 경기는 아니었다. 상대 선발이 경험이 일천한 황동재였음에도 4회까지 무득점으로 끌려갔고, 5회 간신히 한 점을 뽑은 뒤 ‘지키는 야구’로 승리했기 때문이다.
타선의 분발로 점수 차가 컸다면 ‘불펜 에이스’ 에르난데스도 아낄 수 있었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에르난데스는 6회 1사 후 등판해 3⅔이닝을 소화하며 무려 60구를 던졌다. 선발 임찬규(84구)와 큰 차이가 없는 투구수였기에, 4차전 등판은 사실상 어렵다.
삼성에 비해 득점 찬스는 많은 편이었는데 이를 살리지 못했다. 1회 1사 2루, 2회 1사 3루, 4회 무사 1,2루 등 경기 초반 많은 찬스가 있었지만 ‘해결사’가 없었다.
정규시즌 타점왕 오스틴 딘은 1차전부터 3차전까지 3경기 연속 삼성 김윤수의 ‘원포인트 타깃’이 돼 한 번도 이겨내지 못했고, 준플레이오프부터 부진한 문보경은 여전히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았다.
4차전에 에르난데스의 등판이 어려운 LG로선 결국 타선이 어느 정도 활약을 해줘야만 경기를 매끄럽게 풀어갈 수 있다. 더구나 LG 선발 디트릭 엔스는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5⅓이닝 3실점, 3⅓이닝 4실점으로 연달아 만족스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승자도, 패자도 과제를 남긴 3차전이었다. 경기장이 바뀌지 않은 채 이어질 4차전에선 전날의 아쉬움을 얼마나 만회할 수 있을 지에 따라 승패가 엇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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