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디지털장관들 “韓 인터넷 인프라 등 벤치마킹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31일 03시 00분


‘韓-중남미 디지털 장관회의’ 개최
10개국 장차관 참여 협력방안 모색
중남미 AI시장 年 28% 성장 전망
韓, 급부상 해외시장 진출 기반 마련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왼쪽에서 일곱 번째)이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2024 한-중남미 디지털 장관회의’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과기정통부 제공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AI), 사이버 보안 등은 중남미 국가와 한국 모두에 중요한 주제이며, 최첨단 기술을 선도하는 한국은 우리가 벤치마킹해야 할 나라다.”

프랑클린 페르민 도미니카공화국 고등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30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앰배서더호텔에서 열린 제4차 한-중남미 디지털 장관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이번 장관회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다가 7년 만에 재개된 자리다. 도미니카공화국, 엘살바도르, 페루, 과테말라, 에콰도르, 파나마,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등 중남미 10개국 장차관을 비롯해 중남미 개발 협력에 핵심 역할을 하는 미주개발은행(IDB) 관계자 등도 참석했다.

중남미는 풍부한 천연자원과 동일한 언어 및 문화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단일 시장을 보유했지만 정치적 불안정 등으로 성장세가 장기간 둔화되며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 빠진 상태다. IDB 등 국제기구는 이 같은 위기를 타개할 방법으로 ‘디지털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이들 국가가 한국과 디지털 분야 협력을 위해 손을 잡은 이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이번 회의를 통해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중남미를 든든한 디지털 우방으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중남미가 아시아에 이어 급부상하는 미래 시장이라고 보고, 국내 정보기술(IT) 기업들의 해외 진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남미 지역은 약 6억5000만 명의 인구를 보유하고, 국내총생산(GDP) 6조2500억 달러를 기록하고 있는 잠재력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풍부한 에너지·광물·식량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미 시장 진출을 위한 생산기지로서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에밀리오 피네다 IDB 개발부문 매니저는 “한국의 디지털 전환 경험은 특히 빠르고 안전한 인터넷 인프라 구축과 AI 같은 신기술에 있어 매우 가치가 크다”며 “중남미 국가들은 이 같은 경험을 배우고 한국과 긴밀히 협력해 유사한 발전에 이르기를 열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남미 국가들은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한 산업구조 구축을 위해 특히 우리나라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통신 인프라’ 구축에 적극적이다. 현재 중남미 13개국이 5세대(5G) 통신을 도입했거나 준비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또 시장조사기관 아이마크 그룹에 따르면 중남미 AI 시장은 향후 5년간 평균 2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중남미 각국에서 한국의 디지털 발전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이 쇄도해 과기정통부가 SK텔레콤과 네이버의 기술 체험 일정을 추가하고, 사이버 보안 관련 기술 세션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번 회의에서 과기정통부는 IDB와 양해각서(MOU)를 다시 체결해 중남미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 확장과 혁신 기술 도입을 촉진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IDB 신탁기금을 활용해 한국의 모범 사례를 중남미에 전수하는 지식공유프로그램(KSP)을 이어간다.

유상임 장관은 “과기정통부는 한국의 디지털 정책 경험을 공유해 여러 국가의 디지털 정책 역량 강화와 디지털 격차 해소에 적극 기여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과 중남미 국가는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협력의 장을 열어 나가자”고 강조했다.

#디지털 전환#인공지능#사이버 보안#디지털 장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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