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쏟아진 폭우로 최소 9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스페인 정부는 사흘간의 국가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사태 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전날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단시간에 비가 퍼부으면서 강이 범람해 최소 95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최악의 피해를 입은 지역은 발렌시아로 주민 92명이 사망했다. 또 카스티야 라 만차에선 2명, 안달루시아에서 1명이 숨졌다. 아직 실종자를 수색 중인 상황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스페인 기상청은 발렌시아에 8시간 동안 내린 비가 지난 20개월 치 강수량보다 많았다고 밝혔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에는 4시간 동안 최대 12인치(약 305㎜)의 비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28년 만에 최대 강우량”이라고 전했다. 많은 비로 급류에 떠내려간 실종자도 다수 발생했다. 강이 범람해 차량이 물에 떠내려가기도 했다.
부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한 여성은 CNN에 “어젯밤 10시 이후로 부모님 생사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른다. 부모님 집에 물이 차면서 지붕으로 올라갔다는 게 마지막으로 나눈 이야기”라며 “가족들이 무릎 높이의 물 속을 7㎞ 이상 걸었지만 아무도 찾지 못했다. 아직도 부모님이 어디 계시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기상학자들은 이번 폭우가 이베리아반도에서 발생한 찬 공기가 지중해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와 만나 강력한 비구름을 형성하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선 기후변화에 따른 극단적 기상이라고 평가했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가 더 많은 수분을 품으면서 폭발적인 폭우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스페인 정부는 31일부터 내달 2일까지 사흘간 국가애도 기간을 갖기로 했다.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이날 연설에서 “스페인 전체가 여러분과 함께 울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여러분을 돕는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위기대응위원회를 꾸리고 피해 지역에는 구조대와 군인 1000명 이상을 배치해 구조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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