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공천 개입, 인사 입김, 국책사업 관여… 끝없는 ‘명태균 아수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21일 23시 24분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14. 뉴스1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로 이동하고 있다. 2024.11.14. 뉴스1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완수 경남도지사 공천에 개입하고, 군수·시의원 예비후보자들을 윤석열 대통령에게 소개해줬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을 때 비서실장 인선에 명 씨가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녹취도 나왔다. 명 씨가 국책사업인 창원 국가산업단지(산단) 선정 과정에 관여한 정황도 드러났다.

명 씨는 검찰 조사에서 지방선거 전 “윤 대통령을 박 지사와 만나 함께 술을 마셨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명 씨는 지인과의 대화에서는 “(박 지사는) 도지사 되는 게 꿈이지, 가능성은 제로인데 (내가) 해줘야지”라고도 했다. 검찰은 명 씨가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 의원이던 박 지사를 도지사로 공천하고,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의원을 출마시키는 구도를 짠 것으로 보고 있다. 명 씨가 김진태 강원도지사 공천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는 녹취, 올해 총선 전 김 전 의원 공천에 대해 김건희 여사와 논의하는 텔레그램 메시지 등도 공개됐다. 명 씨가 이들 선거의 공천에서 어디까지 개입했는지 추가 수사가 불가피하다.

대선 당시 명 씨가 “김 여사에게 전화를 걸어 ‘윤한홍 의원은 훌륭한 사람이다. 그런 사람을 어떻게 선거판에, 비서실장으로 쓰느냐’고 했다”고 말했다는 녹취도 있다. 그러자 김 여사가 윤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윤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임명하지 못하게 했다는 것이다. 사실이라면 대선 때 권성동 의원이 윤석열 후보 비서실장을 맡게 된 과정에 명 씨가 입김을 넣은 셈이다. 명 씨는 앞서 윤 대통령에게 최재형 전 의원을 국무총리 후보로 추천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명 씨가 대통령실 행정관 채용과 경남지역 공공기관장 선임 등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있다.

또 명 씨는 민간인 신분인데도 창원 국가산단이 선정되기 전 창원시 공무원들에게서 대외비 자료를 보고받았고, 지난해 창원 배후도시 개발 계획 논의에도 참여했다고 한다. 이쯤이면 ‘아수라장’ 수준이다. 김 여사에게서 돈을 받았다는 의혹, 여론조사를 조작했다는 의혹 등도 제기돼 있다. 사실로 밝혀지면 정치적 파장은 물론이고 형사처벌 대상이 될지도 따져봐야 할 사안들이다. 검찰이 하나하나 빠짐없이 진위를 가려내야 한다.
#공천 개입#인사 입김#국책사업 관여#명태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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