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관리 “러시아 ICBM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우크라이나 21일 “러 ICBM 등으로 드니프로 공격” 발표
푸틴 당일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 드레슈니크 발사” 공개
ICBM은 냉전 이래 ‘오인’ 막기 위해 시험발사도 미-러 상호 통보

AP 뉴시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21일 자국에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지만 미국 관리들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의한 공격으로 보고 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는 중부 드니프로에 대한 공격에 기존 탄두로 무장한 것으로 보이는 ICBM이 사용되었다면서도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사용된 미사일이 ICBM의 속도와 고도가 일치한다”고 말했다.

AP 통신은 이 문제에 정통한 3명의 미국 관리가 이번 공격은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 메시지 앱에 올린 성명에서 러시아가 드니프로에 ICBM 1발과 다른 8발을 발사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ICBM 외의 미사일 6발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공군 성명은 이 미사일이 카스피해 아스트라한 지역에서 발사되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는 “우리 미친 이웃 국가가 자신의 실제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주었다”며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데이브 파레스 대변인은 “만약 사실이라면 분명히 러시아의 심각하고 무모하며 고조되는 행동의 또 다른 예이며 우리의 결의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뿐”이라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자신들이 쏜 것은 중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말했다.

21일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푸틴은 국영방송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우크라이나 군사시설에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러시아 미사일 운영자들은 이 시스템을 ‘오레슈니크’라고 명명했고, 시험 발사는 성공적이었다”고 밝혔다.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최근 서방의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를 공격한 것에 대한 대응으로 이 같은 공격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우르라이나가 19일 미국제 에이태큼스(ATACMS·육군전술유도탄체계), 20일에는 영국·프랑스산 스톰 섀도(스칼프) 장거리 순항미사일을 러시아로 발사한 데 대한 대응이라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1000일째인 19일에는 푸틴이 핵무기 사용 요건을 완화하고 공격 대상을 확대하는 등의 핵 독트린(핵교리) 개정안에 서명했다. 2020년 6월 이래 4년 만이다.

개정안은 비핵국이 핵 보유국의 참여 또는 지원을 받아 러시아를 공격하는 경우 공동 공격으로 간주해 핵 무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AP 통신은 사거리가 5500km가 넘는 ICBM은 핵탄두를 운반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러시아가 이를 사용했다면 우크라이나 뿐이 아닌 서방 동맹국들도 표적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냉전 시대부터 미국과 러시아는 상대방이 시험발사를 핵 공격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ICBM 시험 발사에 대해 사전 통지해 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