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후 나흘째 되는 5일 대학가에선 시국선언을 잇달아 발표하며 규탄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각 대학의 시국선언 제안자들은 7일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함께 개최할 것을 예고하기도 했다.
5일 동아일보의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에 이어 이날 건국대와 서울여대, 홍익대 등이 시국선언에 나섰다. 건국대 재학생 70여 명은 이날 낮 12시 서울 광진구 건국대 청심대 앞에서 ‘살아남기 위해 외친다 윤석열은 퇴진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들은 “윤석열은 듣기 싫은 국민의 목소리는 틀어막고 사익만을 위해 거부권을 남용하고 비상 계엄을 선포했다”라며 “윤석열 대통령 임기의 절반, 2년 반 동안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었다. 단 하루라도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고 했다.
서울여대 학생들은 오후 1시경 윤 대통령에 대한 퇴진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서울여대는 이날 교내에 300여명이 모여 “국민에게 총을 겨누고 국회로 진입한 계엄군, 국회 봉쇄 등 이는 명백한 대통령의 국가 내란 행위였다”고 밝혔다.
호남과 제주 지역 학생들도 이날 본격적으로 시국선언에 나섰다. 전북대학교 총학생회는 “4·19 혁명의 도화선이 된 최초의 대학생 시위인 4·4 시위를 조직했던 전북대 총학생회는 윤석열의 비상계엄을 강력히 규탄한다”라며 “국민의 목소리를 억압한 정부에 대해 깊이 실망했다”고 했다. 제주대 학생들도 이날 오후 제주대 학생회관 앞 공원 입구에서 ‘우린 더 이상 침묵하지 않는다’라는 구호와 함께 윤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윤 대통령의 모교인 서울대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전체 학생총회를 열고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성명문 작성을 위한 재학생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서울대 학생총회에 올라온 ‘윤석열 퇴진 요구’ 의안에는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를 강력히 규탄하고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대통령의 책임을 명확히 묻는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시국선언문 발표를 넘어 대학생들이 거리로 나서는 ‘시국대회’도 예고됐다. 고려대, 이화여대, 동국대 등 19여 개의 각 학교에서 시국선언을 제안한 학생들은 7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광장에서 ‘윤석열 퇴진 대학생 시국대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고려대에 붙여 265인 고려대 학생 시국선언을 이끌어낸 생명공학부 2학년 노민영 씨는 “시국선언을 제안한 제안자들은 선언을 넘어 함께 행동하기로 결정했다”라며 “각 학교의 시국선언 제안자들은 5일 중 소속 학교 총학생회에게 시국선언 발표를 촉구하고, 대학생 시국대회에 참여해줄 것을 요청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국대회를 마친 뒤에는 3차 퇴진총궐기가 열리는 광화문 광장까지 행진해서 합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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