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학년도 수능 성적 발표]
全영역 만점 작년 1명→올해 11명… 국어 만점 작년의 16.5배-수학 2.5배
영어 1등급도 4.7%→6.2%로 늘어
국영수 최상위권 변별력 확보 실패… 탐구과목이 최상위大 당락 가를 듯
지난달 14일 치러진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국어·수학·영어 등 주요 영역이 모두 지난해보다 쉽게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전 영역 만점자는 11명이었는데 수능 만점자가 10명을 넘은 것은 2020학년도(15명) 이후 5년 만이다.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 수능에선 만점자가 1명에 불과했다. 입시업계에선 국어·수학의 경우 만점자가 각각 1000명 넘게 나오는 등 변별력 확보에 실패하면서 정시에서 중상위권 수험생 사이에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국어 만점자 16,5배, 수학 만점자 2.5배로 늘어
5일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이 발표한 2025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올해 국어 만점(표준점수 최고점)을 받은 수험생은 1055명으로 지난해(64명)의 16.5배가 됐다. 수학 역시 만점자가 1522명으로 지난해(612명)의 2.5배가 됐다.
국어는 표준점수 최고점이 139점으로 지난해 150점보다 11점 낮아졌다. 수학의 표준점수 최고점은 140점으로 지난해 148점보다 8점 하락했다. 표준점수는 개인의 점수가 평균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 주는 점수로 시험이 어려우면 평균이 내려가 표준점수 최고점이 높아진다. 국어·수학 표준점수가 140점 중후반이면 ‘불수능’, 130점 초중반이면 ‘물수능’으로 분류된다.
절대평가인 영어는 1등급(90점 이상) 비율이 6.22%(2만8587명)였다. 절대평가로 전환한 2018학년도 이후 1등급 비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해 4.71%보다 1.51%포인트 늘어난 것이다.
전 영역 만점자는 11명으로 2020년 이후 5년 만에 처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만점자는 2021학년도 6명, 2022학년도 1명, 2023학년도 3명, 2024학년도 1명이었다.
교육계에선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21년 만에 가장 많은 상황에서 쉬운 수능 때문에 변별력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대해 오승걸 평가원장은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지난해 정도의 불수능이 되면 공교육에서 준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국어·수학·영어 만점자가 전체의 0.2∼0.3%인 만큼 영역별로 종합하면 변별력은 충분히 확보했다”고 말했다.
● 최상위권 합격은 탐구 점수가 좌우
올해 탐구영역은 상대적으로 까다로운 편이었다. 특히 사회탐구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평균은 70.1점으로 지난해 67.22점보다 높았다. 입시업계에선 의대를 포함해 최상위권 대학 및 학과의 당락이 국어 수학 영어 대신 탐구 점수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최상위권 대학은 탐구 점수의 영향력이 어느 해보다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택과목 간 점수 차도 컸다. 사회탐구에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가장 높은 과목은 생활과 윤리(77점), 가장 낮은 과목은 정치와 법(66점)으로 11점 차가 났다. 과학탐구에서는 화학Ⅱ가 73점, 화학Ⅰ이 65점으로 8점 차가 났다.
다만 선택과목별 유불리는 대학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학 대부분이 자체 반영 기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지원 전 해당 대학의 자체 변환표준점수에 따른 유불리를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탐구가 과학탐구보다 대체로 표준점수가 높게 형성된 것도 올해의 특징이다. 이과생이 공부량이 상대적으로 적은 사회탐구를 택해 좋은 점수를 받고 상위권 대학에 지원하는 이른바 ‘사탐런’ 현상이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입시업계에선 중상위권의 눈치싸움도 치열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실장은 “예년에 비해 국어·수학의 표준점수 차이가 좁혀져 성적이 상위권에 밀집된 상황”이라며 “상위권은 물론 연쇄 작용으로 중위권 대학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이 사실상 확정된 것과 달리 2026학년도는 의대 증원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도 올해 입시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시든 정시든 올해 입시에서 승부를 보려는 수험생이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다. 남 소장은 “변별력 약화로 수능 위주인 정시모집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시 기회를 최대한 살리려는 수험생이 늘어날 것”이라며 “추가 합격으로 수시 모집인원을 못 채워 정시로 이월되는 인원은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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