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총재 “계엄, 해외에 더 충격… 문의전화 폭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6일 03시 00분


[‘불법 계엄’ 후폭풍]
S&P “신용 AA 국가서 예상치 못한일
투자심리 정상화엔 시간 더 걸릴듯”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11.28. 사진공동취재단
“이번 계엄 사태에 대한 해외의 충격이 더 큰 것 같다. 제 전화기, 이메일로 정말 답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은 질문이 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5일 기자 간담회에서 계엄 사태 이후 해외에서 문의가 폭주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국제기구인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이코노미스트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국장을 지내기도 한 이 총재는 평소에도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 등 글로벌 금융권 리더들과 활발히 소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 그에게 문의가 쏟아질 만큼 이번 비상계엄이 불러온 해외의 충격이 컸다는 얘기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4일(현지 시간) 보고서에서 “한국의 비상계엄 선포와 신속한 해제는 신용등급 ‘AA’(세 번째로 높은 등급) 수준의 주권 국가에서는 매우 예상하기 힘든 일”이라며 “하룻밤 사이 벌어진 일련의 사태는 투자자들에게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인식을 약화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S&P는 “투자 심리 정상화에는 시간이 더 걸릴 것이며 경제, 금융, 재정 신용 지표가 받은 충격의 강도가 명확해지기까지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 역시 정치적 갈등이 길어질수록 한국의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무디스 부사장 겸 수석 신용 책임자인 아누슈카 샤는 5일 동아일보에 “한국의 계엄령 선포 및 해제 사태는 현 정부의 임기 동안 부각된 논쟁적이고 양극화된 정치 환경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샤 부사장은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될 경우 경제 신뢰도를 저하시켜 한국의 신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S&P는 계엄령이 신속하게 해제됐고, 그 과정에서 심각한 폭력 사태가 없었다며 “향후 1, 2년 내에 한국의 신용등급을 변경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이 총재도 “우리나라의 경우 순수하게 정치적 이유에 따라 계엄이 일어났다”며 이번 사태가 대외 신인도 타격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봤다.

#한국은행#이창용 총재#신용등급 AA#S&P#무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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