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2.5·3.5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 병행
팰리세이드 북미형에 3.5 하이브리드 적용
국내 3.5 하이브리드 첫 모델 ‘제네시스 G90’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 글로벌 경쟁력↑
GM·도요타 파트너십 광폭 행보… ‘지분 투자설’ 제기
“현대차에 있고 GM에 없는 하이브리드 엔진” 부각
전기차 수요 부진에 맞춰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는 현대자동차가 6기통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을 개발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렇게 되면 현대자동차그룹은 현행 1.6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부터 신형 팰리세이드에 처음 탑재되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고성능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까지 총 3종의 하이브리드 엔진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대중적인 차종부터 고성능·럭셔리 모델까지 영역을 확장하는 모습이다.
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이달 공개 예정인 신형 팰리세이드(LX3)에 탑재될 2.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과 함께 고성능 3.5리터 6기통 가솔린 터보 기반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을 병행하고 있다. 8단 자동변속기가 맞물리고 합산 최고출력은 400마력(PS 기준) 이상을 목표로 설정했다.
실제로 현재 개발 중인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신형 팰리세이드에도 적용된다고 한다. 다만 국내에서 판매되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는 2.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얹히고 북미 판매용에는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경우 추후 현대차 팰리세이드와 동급인 북미 전략 차종 기아 텔루라이드(2026년)에도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장착될 전망이다.
고성능 하이브리드 엔진 개발에 따라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하이브리드 모델 운용도 탄력 받을 전망이다. 현 시점 현대차 측 계획으로는 국내에서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처음 적용되는 모델은 플래그십 세단 G90이 유력하다고 한다. 일정은 미정이지만 출시가 예고된 새로운 플래그십 SUV GV90에도 동일한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이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제네시스 신차 일정에 맞춰 신규 하이브리드 엔진 적용 모델 순서가 바뀔 수는 있다. GV80의 경우 3.5리터 하이브리드 엔진이 적용되지만 팰리세이드와 마찬가지로 아직 국내 판매 계획은 없고 북미형에만 장착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서는 내년 현대차가 제네시스 GV70 하이브리드 모델을 북미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정상 북미형 GV70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된다면 2.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이 유력해 보인다.
미국 겨냥한 3.5 하이브리드 엔진… “현대차그룹 더 강해진다”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현대차그룹 3.5리터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 엔진은 국내보다는 북미 시장을 핵심 시장으로 겨냥해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북미 시장에서 현대차그룹 하이브리드 모델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지난달 미국 판매량을 살펴보면 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량은 2만4296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8%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 제네시스 등 현대차그룹 전 브랜드 11월 미국 판매대수는 총 15만4118대로 14.7% 성장했다. 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유지한 수치로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 급증이 전체 실적을 주도했다는 분석이다. 혼다 오디세이와 도요타 시에나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했던 기아 카니발도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로 미국 판매량이 크게 늘어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북미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와 달리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그룹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도 병행하고 있다. 대중적인 다운사이징 하이브리드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에 이어 고출력 2.5와 3.5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를 투입해 전체 하이브리드 모델 라인업을 더욱 촘촘하게 구성하는 모습이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내년부터 주요 모델에 대한 신차 사이클(미국 기준)에 진입하게 된다. 현대차 신형 팰리세이드와 제네시스 GV60 상품성 개선(전기차), 제네시스 GV70 하이브리드, G80 상품성 개선, 기아 전기차 EV3, EV4, PV5 등이 출시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폭스바겐과 도요타, 닛산, 혼다, 마즈다 등 경쟁 브랜드는 신차 계획이 없거나 많아야 2~3종에 불과하다. 일부 브랜드는 향후 몇 년간 하이브리드 모델 출시 계획이 전무한 상황이기도 하다. 하이브리드 엔진을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신차 사이클에 진입하는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높은 실적을 이어온 현대차그룹이 경영 불확실성으로 인해 내부적으로 내년 사업 전망을 올해만큼 도달하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다른 완성차 업체와 비교해 경쟁력이 상당히 돋보이는 상황”이라며 “성장세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시장에 초점을 두고 개발 중인 신규 하이브리드 엔진이 정의선 회장 체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중요한 연결고리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GM의 현대차 지분 투자설도 꾸준히 제기되는 분위기다. 지난 9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메리 바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 겸 CEO가 완성차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을 근거로 한다. 해당 포괄적 협력의 상세 내용에 대한 두 기업의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지만 일부 언론을 통해 픽업트럭 공동개발 프로젝트가 현대차그룹과 GM의 첫 협력으로 유력하다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GM이 전기차 전환에 거의 올인하면서 현재 기준으로 현대차에 있고 GM에 없는 핵심 요소가 하이브리드 엔진이다. 지분 투자와 관련해 현대차 고성능 하이브리드 엔진이 카드로 활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자율주행기술 협력 관련해서도 지분 투자 가능성이 거론된다. 도요타와는 기아 PBV사업 분야 협력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완성차와 협력을 추진하는 현대차그룹의 광폭 행보가 궁극적으로는 지배구조 개편 과정에서 우군 확보를 병행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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