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에 대통령 겨눈 ‘특수본’…민간인 김용현 강제수사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6일 17시 24분


검찰이 6일 12·3 비상계엄 사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특별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검찰’ 마크. 2024.12.6/뉴스1 ⓒ News1
검찰이 6일 12·3 비상계엄 사태 사건을 수사하기 위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박세현 서울고검장이 특별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 사진은 이날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의 ‘검찰’ 마크. 2024.12.6/뉴스1 ⓒ News1
검찰이 특별수사본부(특수본)를 설치한 것은 12·3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의혹의 정점인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한 수사를 속도감 있게 진행하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그간 김건희 여사에 대한 연이은 무혐의 처분으로 검사 탄핵과 수사권 폐지 등 야권의 공세에 시달려 온 검찰이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윤 대통령을 정조준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날 특수본 출범 직후 군검찰 인력까지 합류하면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비롯해 대통령실 및 군 관계자를 향한 전방위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 국무위원, 軍, 국정원 관계자 등 줄소환 전망

대검찰청은 이날 박세현 서울고검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특수본을 설치하며 김종우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를 파견받았다. 계엄 관련 고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던 ‘공안통’ 이찬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장과 ‘특수통’ 최순호 형사3부장검사는 각각 한 팀씩 맡아 관련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특수본은 군검찰 인력도 즉각 파견받기로 했다. 국군방첩사령부와 수도방위사령부, 육군 특전사령부 등이 대거 연루된 상황에서 검찰에는 현역 군인에 대한 수사 권한이 없기 때문이다. 대검 관계자는 “군인 신분의 피고발인이 많이 있어 합동수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특수본은 검사 20명, 검찰수사관 30여명에 군검찰 파견 인원 등이 합쳐지게 되며, 서울동부지검에 설치된다. 2016년 박근혜 정부 당시 이른바 ‘국정농단’ 사태 수사를 위해 꾸려졌던 특수본과 비슷한 수준의 규모다.

검찰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모든 의혹이 해소될 때까지 특수본 체제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계엄 선포를 결정한 국무회의부터 △계엄 선포의 국회 통고 여부 △계엄포고령 작성 및 전파 △계엄군의 국회 봉쇄 및 국회의원 체포·구금 지시 의혹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진입 등 이번 사태 이후로 불거진 의혹 전반을 모두 살펴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특수본에 합류한 군검찰이 내란죄 등으로 고발되거나 연루된 인원의 긴급출국금지를 법무부에 신청하는 등 수사에 속도를 높인 만큼 군 관계자들에 대한 ‘줄소환’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군검찰이 출국금지를 신청한 대상은 계엄사령관을 맡았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비롯해 이날 직무정지 조치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등 총 10명이다.

김 전 장관에 대한 강제수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 등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된 이후 검찰은 곧바로 김 전 장관을 출국금지 조치한 상태다.

● “특수본, 전례 비춰 尹 대통령 조사까지도 가능”

윤 대통령 조사까지도 가능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2016년 특수본은 초반 박 전 대통령의 조사 거부로 대면조사를 하지 못하다가, 박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서 파면 선고를 받은 후 대면조사 후 구속기소까지 진행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도 수사에 의지를 드러내며 동시다발적으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고 있는 상설특검까지 통과되면 검찰과 공수처, 경찰은 수사를 모두 중단하고 관련 수사기록을 특검에 넘겨야 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120명으로 구성된 특별수사팀을 만들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이날 밝혔다. 안보수사단장인 송영호 경찰청 안보수사심의관(경무관)이 수사를 총괄한다. 특별수사팀은 이날 조지호 경찰청장, 김봉식 서울경찰청장, 목현태 국회경비대장 등 3명의 휴대전화를 임의제출받아 압수했다. 조 청장은 계엄령 선포 뒤 경찰력을 투입해 국회를 전면 통제하기 3분 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공수처는 이날 내란과 직권남용 등 혐의로 고발된 조 청장, 김 서울청장 등 경찰 고위 간부들이 고발된 사건을 윤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의 직권남용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에 추가 배당했다. 공수처는 수사권한이 없는 내란죄 부분에 대해서 관련 범죄로 수사할 수 있는지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수사본부#특수본#김용현#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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