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회의장이 7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야당 의원들이 투표를 끝냈지만, 우 의장은 개표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우 의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동참할 때까지 투표 종료 선언을 미룰 것으로 보인다. 탄핵안 표결 시한은 8일 0시 48분까지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탄핵안 표결을 진행하던 중 “혼신의 힘을 다해서 국민의힘 의원 여러분께 호소한다. 투표에 동참하라”고 요청했다. 우 의장은 “부당한 비상계엄의 뒤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투표에 참여하고 있지 않은 이 모습을 국민이, 세계가, 역사가 어떻게 볼 것이라고 생각하는가”라며 “역사와 국민, 세계의 평가가 두렵지 않나”라고 따져물었다. 이어 “투표를 거부하는 것은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서 할 수 있지만 이렇게 (퇴장)하는 것은 안 된다. 각자 자유 의사에 따라서 투표하실 분들은 투표해야 한다”며 “그게 애국자로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국민을 대표하는 기관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의원총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했다. 국회법상 대통령 탄핵안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투표에 참여한 인원이 의결정족수인 200명에 미치지 못하면 투표 불성립으로 탄핵안은 자동 폐기된다. 이에 김건희 여사 특검법 표결을 마친 뒤 여당 의원 대다수가 본회의장을 빠져나갔다. 무기명 투표인 탓에 이탈표를 우려해 표결에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오후 7시 기준)까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투표에 참여한 인원은 안철수·김예지·김상욱 의원 등 3명이다. 안 의원은 표결 전 탄핵 찬성 입장을, 김상욱 의원은 표결 직후 탄핵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투표에 참여한 여당 의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우 의장은 표결 도중 여당에서 의원총회를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뒤 양당 원내대표를 소집했으나 국민의힘 배준영 원내수석부대표로부터 불참 의사 연락을 받았다고 전했다. 우 의장은 재차 국민의힘을 향해 “국회에서 투표조차 성립하지 못하는 일이 생긴다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이건 반드시 역사에 기록될 것이고 민주주의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각자 판단에 따라 부결시키면 되지 않는가. 왜 투표에 안 들어오는가”라며 “투표가 불성립되지 않도록 협조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판단하지 마시고 본인 소신에 따라 투표를 꼭 해달라”고 수차례 호소했다.
투표에 앞서 탄핵안 제안 설명에 나선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도 빈 여당 좌석을 바라보며 투표에 참여해달라고 요청했다. 발언을 마친 박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의원 108명을 한 명씩 호명하기 시작했다. 박 원내대표가 의원들의 이름을 선창하자 장내에 있던 야당 의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따라 외쳤다. 특히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에 참석했던 여당 의원 18명에겐 “어서 돌아오라”고도 소리쳤다. 안철수 의원에겐 고개를 숙여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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