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17시49분~9일 0시14분 관측 가능…맨눈으로도 볼 수 있어
1974년 이후 가장 가까워지는 달·토성…다음에는 2075년 예상
오늘(8일) 저녁 남쪽 하늘에서는 달과 토성이 가장 가깝게 만나는 광경이 펼쳐질 예정이다. 달과 토성이 50년 만에 가장 근접하는 가운데 두 천체가 이날만큼 가까워지기 위해서는 다시 50여년을 기다려야 한다.
8일 한국천문연구원 등에 따르면 이날 저녁 5시49분 남쪽 하늘에서 달과 토성이 0.3도로 근접한 모습이 나타난다. 이번 근접 현상은 9일 0시14분께까지 밤 시간 내내 관측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현상은 남쪽 하늘 40도 이상에서 발생해 시야를 가리는 높은 산이나 고층 빌딩 등이 없다면 맨눈으로도 충분히 관측할 수 있다. 맨눈으로 보면 달과 토성이 거의 붙어 보이고, 망원경으로 관측할 경우 하나의 시야에 들어오게 된다. 배율이 큰 망원경으로 토성을 본다면 토성의 고리와 토성의 가장 큰 위성인 타이탄도 볼 수 있다.
달과 토성이 가깝게 보인다고 해서 두 천체의 물리적인 거리가 가까워지는 것은 아니다. 지구에 대한 달의 공전주기는 29.5일, 태양에 대한 토성의 공전주기는 29.5년인데, 두 천체의 공전궤도면 기울기 차이로 인해 두 천체의 근접은 드물게 나타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서울에서 맨눈 관측 가능한 것을 기준으로 이번 달과 토성의 근접현상은 1974년 2월4일 이후 50년 만에 최대로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정도로 두 천체가 가까워지는 다음 시기는 2075년 8월20일 즈음으로 예상된다.
이번 근접에서 달과 토성과의 거리는 0.3도인데, 보름달의 시직경(지구에서 본 천체의 겉보기 지름)이 0.5도인 만큼 달과 토성이 보름달의 시직경보다 서로 가깝게 위치한다.
유의해야할 점은 달과 토성의 거리가 관측자의 위치에 따라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다. 관측자의 위도가 낮을수록, 즉 적도에 가까워질수록 달과 토성에 더 가깝게 보인다. 한반도보다 더 남쪽에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달이 토성을 가려 안보이게 되며, 오키나와 아래 위치에서는 두 천체가 다시 근접해서 나타난다.
달과 토성이 얼마나 가깝게 보이는지는 일반인들도 손가락을 이용해 ‘각거리’를 측정해봄으로써 간단하게 확인할 수 있다. 각거리는 관측 장소에서 멀리 떨어진 두 지점을 각각 관측 지점과 연결했을 때 두 선분이 이루는 각을 의미한다. 관측 대상이 서로 가까울수록 각거리는 작아지는데, 두 대상 간의 각거리가 1도 이하일 때 근접 현상이라고 부른다.
각거리는 특별한 장비 없이 손가락만으로 잴 수 있다. 팔을 길게 뻗었을 때 새끼손가락의 두께가 약 1도이며, 엄지손가락의 두께는 약 2도다. 엄지와 새끼손가락을 접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펴서 붙이면 그 폭이 5도이며, 주먹 하나는 10도, 그리고 손바닥을 최대한 폈을 때는 20도가 된다.
달-토성 근접 현상을 맞아 국립과천과학관 등은 이날 저녁 관측 행사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달, 토성 근접 현상과 겨울철 대표 천체인 플레이아데스 성단 및 목성 등을 사전 예약 없이 누구나 무료로 관측할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8일에는 일부 호남 지역과 울릉/독도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전국에 맑은 날씨가 예상되는 만큼 관측에도 큰 지장이 없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주말에는 올해 중 가장 밝게 빛나는 목성도 볼 수 있다. 태양-지구-행성의 순서로 천체들이 위치할 때 ‘충(衝)’의 위치에 있다고 하는데, 이 상태에서는 행성이 지구와 가장 가깝게 위치하고 밝게 빛나는 관측의 최적기다. 8일 밤에는 목성이 충의 위치에 오게 되며, 일몰 이후 북동쪽 하늘에서 떠올라 밤새도록 관측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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