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국민의힘 의원들의 대다수 불참으로 무산되자 해외 언론들은 7일(현지 시간) “한국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했다. 비상계엄 선포 뒤 약 6시간 만에 계엄 해지를 이끌어내자 “한국의 견고한 민주주의 회복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던 외신들이 탄핵 무산에 직설적인 비판을 쏟아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싱크탱크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 칼 프리드호프 연구원을 인용해 “국민의힘이 나라보다 당을 중시하기로 결정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왔다”며 “탄핵 무산은 여당에 ‘피로스의 승리’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피로스의 승리는 심각한 대가를 치르며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를 일컫는다.
뉴욕타임스(NYT)도 “탄핵 무산은 결국 당파정치의 승리로 보인다”며 “한국의 정치 격변과 불확실성이 길어지게 됐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대통령 사임에 대한 더 큰 대중의 요구에 직면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평소 타국 정치에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던 일본 언론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탄핵 무산은) 여당의 ‘시간 벌기’가 목적”이라고 비난했고, 아사히신문은 “정치의 모든 것이 멈춰 버렸다”고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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