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가 ‘비상계엄 사태’로 혼란에 빠진 가운데 국내 증시가 ‘기술 경쟁국’ 대만에 더 뒤처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대만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열풍에 올라타 수혜를 보고 있는 반면에 한국은 경기 둔화 우려에 정치적 리스크까지 겹쳐 경제 불확실성이 가중됐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7일 “한국이 정치적 혼란에 빠지면서 한국 증시는 대만에 더 뒤처질 위험에 직면했다”며 “반면 대만은 ‘AI 붐’의 혜택을 누리며 주식시장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최근 대만 증시의 시가총액은 한국(코스피·코스닥 시장)을 약 9500억 달러(약 1350조 원) 차이로 앞질렀다. 이는 사상 최대 격차다.
대만 자취안지수는 올 들어 이달 6일까지 29.35% 치솟아 2009년 이후 최고치를 찍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8.55% 하락해 주요국 지수 가운데 최하위 성적을 보이고 있다. 통신은 “계엄 사태로 인한 정치적 혼란은 국가 전망을 더 어둡게 만들었고, 이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밸류업 프로그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 관세 리스크에도 한국이 대만보다 더 취약할 거란 분석도 나왔다. 통신은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두 국가 모두 트럼프 당선인의 높은 관세 위험에 직면해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대만의 경제 전망이 한국보다 낫고, 미국 기업들이 대만의 기술에 더 의존한다는 이유로 대만이 한국보다 타격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짚었다.
블룸버그는 환율에 대해서도 “올해 대만달러는 미국달러 대비 약 5% 약세를 보였지만 한국 원화는 약 9% 하락했다”며 “대만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은 한국보다 더 견고하고, 이러한 상황은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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