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국민의힘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을 저지하기 위해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한 가운데 당론을 거스르고 투표권을 행사한 국민의힘 김예지 의원이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고 표결 참여 이유를 밝혔다.
사상 첫 시각장애인 여성 국회의원인 김 의원은 8일 영국 BBC방송과 인터뷰에서 표결 참여 이유에 대해 “야당을 위해 한 것이 아니라 제가 대리해야 하는 시민 분을 대신해서 들어간 것이다. 국회의원 책무를 다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7일 탄핵 표결이 있던 날, (대통령) 담화를 보고 혼란을 막는 방법이 탄핵을 부결시키는 방법만 있지는 않겠다라는 생각을 했고 무엇보다 시민들 목소리를 그냥 간과할 수가 없었다”며 “찬성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3일 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회로 가 담을 넘어 본회의장에 가려 했지만 장애로 인해 불가능했다고 밝힌 김 의원은 “몸은 장벽으로 본회의장에 함께할 수 없었지만, 비상계엄 해제 결의에 대한 마음은 찬성 버튼을 백만 번은 더 눌렀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청각장애인을 위한 계엄 선포 수어 통역이 되지 않고, 자막도 나오지 않아 만약 전시 상황이었다면 이분들이 어떻게 대피해야 할지, 어떤 상황인지조차 판단하시지 못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표결 참가 뒤 “당원들로부터의 대응할 수 없을 만큼의 안 좋은 문자와 ‘나가라’, ‘사퇴해라’는 음성 메시지들이 많았다”며 “나는 당론을 어길 거야라며 어긴 것이 아니라 국회의원으로서의 책무를 먼저 생각한 것이다. 민주당도 꼭 필요한 예산, 삭감된 것 중에 정말 해야 되는 예산, 증액해야 할 것들이 있으니 챙겼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국회는 7일 오후 5시 3분경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 배우자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안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김 여사 특검법에 대해 모두 반대하기로 당론을 정했고, 김 여사 특검법 투표 후 본회의장 밖으로 퇴장해 탄핵안 표결에 불참하는 전략을 썼다.
김 여사 특검법 투표 이후 성일종, 한지아, 곽규택, 박정하, 서범수, 권성동, 인요한, 배준영, 안철수, 윤상현, 주호영, 김은혜, 배현진, 박정훈, 권영진 의원 등 15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남아있었으나 김 여사 특검법 부결 결과를 지켜본 후 14명의 국민의힘 의원들도 퇴장하면서 국민의힘 소속 중에는 안철수 의원만이 본회의장에 남게 됐다.
이후 김예지 의원과 김상욱 의원이 본회의장으로 돌아왔고, 국민의힘 소속 중에는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의원 단 3명만이 투표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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