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공예식장서 특별한 결혼식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0일 03시 00분


대관료 없는 ‘서울 마이웨딩’ 사업
시-구 소유 실내외 공간 26곳 대관… 예비부부 결혼자금 부담 덜어줘
이벤트는 물론 사진기기 대여 등… 취향대로 식장 꾸밀 수 있어 ‘눈길’
취사 제한-주차공간 문제는 아쉬움

10월 26일 서울 마포구 문화예술공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이학재 씨 부부가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인 ‘서울 마이웨딩’을 통해 결혼식을 올렸다. 이학재 씨 제공
10월 26일 서울 마포구 문화예술공간 ‘문화비축기지’에서 이학재 씨 부부가 서울시 공공예식장 사업인 ‘서울 마이웨딩’을 통해 결혼식을 올렸다. 이학재 씨 제공
“공공예식장 덕분에 아이들이 뛰어놀고 축제처럼 즐기는 야외 결혼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올릴 수 있었습니다.”

이학재 씨(44·서울 성북구) 부부는 올 10월 26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야외 공연장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문화비축기지는 과거 석유비축기지로 쓰이던 자리에 공연장과 전시관, 조형물 등을 갖춘 공원으로 꾸민 문화예술 공간이다.

부부는 넓은 공간을 활용해 하객 280명과 즐기는 이벤트로 결혼식을 꾸몄다. 나무 사이 숨겨진 경품 쪽지를 찾는 보물찾기 이벤트를 진행하고, 핑크빛 풍선도 만들어 나눠 줬다. 광장 곳곳은 흰 장미로 채웠다. 서울시에서 무료로 대여받은 즉석사진 기기 ‘인생네컷’도 설치했다.

이 씨는 “잠깐 와서 밥만 먹고 가는 것보단 가족들이 놀고 가는 결혼식을 꿈꿨다”며 “하객들이 저희 부부보다도 늦게까지 남아 소풍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잘 선택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예비부부 주목받는 공공예식장

최근 경기 불황과 고물가 기조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결혼식 비용 부담도 커진 가운데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예식장이 예비부부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예비부부들은 “저렴한 가격뿐 아니라 개성 있는 결혼식으로도 공공예식장에 매력을 느낀다”고 했다.

이 씨 부부도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예식장 사업인 ‘서울 마이웨딩’을 이용했다. 서울 마이웨딩은 서울시가 예비부부 결혼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나 구가 소유한 공간을 결혼식장으로 빌려주는 사업으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됐다. 장소는 한옥 문화재 ‘창녕위궁 재사’가 있는 강북구 ‘북서울꿈의숲’ 등 야외 19곳과 노원구 ‘서울여성플라자 국제회의장’ 등 실내 7곳으로 총 26곳이 있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대관료는 대부분 무료다. 은평역사한옥박물관 등 3곳은 일부 요금을 받지만 50만 원을 넘지 않는다. 올해 2월 결혼정보업체 듀오가 최근 2년 이내 결혼한 남성 500명과 여성 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민간 예식장 대관료는 평균 1283만 원에 이른다. 이른바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는 별도다.

이 씨 부부는 이날 예식 비용으로 3000만 원을 넘기지 않았다. 식대가 1인당 5만5000원씩 총 1540만 원으로 가장 많이 들었고, 이 밖에 △꽃장식 363만 원 △의자·테이블 등 시설 118만2500원 △비품 33만 원 등 비용은 약 700만 원이었다. 사진 촬영 등은 사진학과 교수님 등 지인들이 도움을 줬다. 서울시로부터 비품 운영비로 100만 원도 지원받았다. 결혼식 전후로 다른 행사도 없어서 4시간 이상 자유롭게 문화비축기지를 누빌 수 있었다.

● 식사와 주차 문제는 따져봐야

제한된 식사와 불편한 주차는 이용자들로부터 단점으로 꼽힌다. 서울시 공공예식장 야외 장소 19곳 중 뷔페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은 4곳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도시락으로 제공되며 술은 모두 반입할 수 없다. 26곳 중 18곳은 무료 주차를 이용할 수 없고, 주차장이 있더라도 최대 이용 대수 50대 내외로 협소한 편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도시공원이다 보니 취사와 음주에 제한이 있다”며 “공공장소이다 보니 일반 방문객과 주차장을 함께 써야 해서 주차 공간이 부족한 것도 아쉬운 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공공예식장#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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