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7억6500만달러 메츠행 합의
오타니 ‘10년 7억달러’ 뛰어넘고
지급유예 조건 없이 역대 최고액
MLB 데뷔 7시즌만에 ‘FA 잭팟’
‘악마의 에이전트’로 통하는 스콧 보라스는 지난달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단장 미팅에서 후안 소토(26·도미니카공화국)를 “박물관의 모나리자”라고 설명했다. 세계적인 미술 작품에 빗댈 정도로 몸값이 치솟은 이번 자유계약선수(FA) 시장 최대어 소토의 위상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올 시즌 뉴욕 양키스에서 뛰었던 외야수 소토가 지역 라이벌 뉴욕 메츠로 이적하며 전 세계 프로 스포츠 역사상 최대 규모 계약을 따낼 것으로 전망된다. MLB.com과 스포츠 전문매체 ESPN 등은 “소토가 메츠와 15년간 총 7억6500만 달러(약 1조962억 원)를 받는 계약에 합의했다”고 9일 보도했다. 이전까지는 오타니 쇼헤이(30)가 지난해 12월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에 계약한 게 기록이었다.
총액 가운데 97%를 10년 뒤에 받기로 하는 ‘지급 유예 계약’을 맺은 오타니와 달리 소토는 유예 금액이 없다. 또 다섯 시즌 뒤 구단이 옵트아웃(구단과 선수 합의로 계약 파기) 조항을 무효화하면 소토의 남은 10시즌 연봉은 평균 5100만 달러에서 5500만 달러로 올라간다. 이 경우 전체 계약 규모는 8억500만 달러가 된다. 계약 기간 15년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5)가 2021년 샌디에이고와 14년 3억4000만 달러에 연장 계약한 걸 뛰어넘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MLB.com은 “소토의 계약은 거의 모든 측면에서 다른 계약들을 왜소하게 만든다”고 평가했다.
1998년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에서 태어난 소토는 17세이던 2015년 워싱턴과 150만 달러에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18년 마이너리그 39경기에서 OPS(출루율+장타율) 1.218로 두각을 드러낸 소토는 그해 5월 빅리그에 입성했고 이듬해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도 일조했다. 워싱턴은 2022년 당시 기준 역대 최고인 15년 4억4000만 달러의 연장 계약을 제안했으나 소토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시즌 도중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다시 양키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소토는 통산 93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5, 201홈런, 592타점 등을 기록했다. 통산 출루율 0.421은 현역 메이저리거 전체 1위다. 리그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5차례 톱10에 이름을 올렸고, 포지션별 최고 타자가 받는 실버슬러거도 5차례 수상했다.
올 시즌엔 빅리그 데뷔 후 최다인 41홈런을 쏘아올렸다. 클리블랜드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는 연장 10회초 결승 3점 홈런을 치며 양키스에 15년 만의 월드시리즈행 티켓을 선물하기도 했다.
소토 영입 경쟁에는 메츠와 양키스 외에도 LA 다저스, 보스턴, 토론토 등이 뛰어들었다. 리그를 대표하는 빅마켓 구단들이 러브콜을 보내면서 소토는 사상 최고 규모 계약을 이끌어냈다. 양키스는 소토에게 16년 7억6000만 달러(약 1조887억 원)를 제안하고도 영입전에서 패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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