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국회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는 일부 군 지휘관이 연신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상현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특전여단장(육군 준장)은 후배인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육군 대령)의 증언을 지켜보며 눈물을 참기 위해 주먹을 불끈 쥐었다가 끝내 안경을 벗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이 여단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당시 김용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 장악 등의 명령을 받고 현장에서 계엄군을 지휘했던 장성 중 한명이다. 앞서 비상계엄 당시 계엄군의 국회 진입을 지휘한 김 단장도 9일 “부대원들은 김 전 장관에게 이용당했다.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면서 눈물의 기자회견을 가진 바 있다.
이날 국방위에 출석한 곽종근 특전사령관(중장)은 눈을 질끈 감은 채 깊은 한숨을 내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들은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부하 장병(계엄군)을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출동시킨 것을 후회한다면서 참회의 뜻을 밝혔다.
군 안팎의 시선은 싸늘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10·26사태 이후 45년 만에 군을 또다시 폭거의 도구로 전락시키고도 “나는 몰랐다”, “명령 이행을 최대한 안 하려고 했다”는 등 면피성 해명에 급급한 모습이 장병은 물론이고 국민들의 분노와 실망감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계엄 블랙홀’에 휘청이면서 군의 사기도 바닥까지 내려간 상태다. 야당 등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전 특전사의 일상적 훈련 등도 계엄 사전 모의라는 의혹을 쏟아내면서 군내에선 일상적인 훈련도 눈치가 보인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군 관계자는 “당장 대북 대비태세 확보를 위한 훈련이 줄줄이 계획돼 있지만 이조차도 국민을 진압하기 위한 훈련으로 의심할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다른 군 관계자는 “초급장교들 사이에선 군 생활을 접고 로스쿨이나 자격증 시험 준비 등 전역을 준비해야겠다고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며 “이래서야 군이 제 임무를 할 수 있을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국방부 장관이 사퇴 후 내란 혐의로 법적 심판을 받게 되고, 계엄군을 출동시킨 주요 작전지휘관들이 줄줄이 물러나면서 대북 대비태세에 차질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비상 시국인 만큼 대비태세에 최대한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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