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빈치 Xi 로봇 활용한 간 절제술
회복 속도 빠르고 흉터는 최소화
간, 구조 복잡해 섬세한 절제 필요
수술 시 의료진 전문성-숙련도 중요
회사원 고성진(가명·56) 씨는 최근 건강검진 결과를 확인하고 충격을 받았다. 고 씨는 평소 B형간염을 앓고 있던 터라 정기 검진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지만, 바쁜 일상에 쫓겨 검사를 계속 미뤘다. 그러던 중 직장 인근 병원에서 받은 건강검진에서 간에 3.5cm 크기의 혹이 발견됐고, 간암(간세포암)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고 씨에게 즉각적인 치료를 권유했고 전문적인 치료를 위해 인하대병원을 찾았다. 인하대병원 외과 김경덕 교수는 고 씨의 상태를 자세히 살펴보기 위해 다양한 정밀검사를 진행했다. 그리고 다학제 진료를 통해 간을 절제하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세웠다.
김 교수에 따르면 간 절제술은 간의 남은 부위가 충분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간 자기공명영상(MRI)과 간 섬유화 검사를 통해 간의 크기와 경도를 측정했다. 이어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폐 컴퓨터 단층촬영(CT)과 뼈 스캔을 진행했다. 다행히 전이는 발견되지 않았고, 남은 간의 크기와 간경화 상태도 수술을 진행하기에 적합했다.
수술 방법으로 복강경 수술과 로봇수술이 있었다. 고 씨는 회사원으로 빠른 회복과 일상으로의 복귀가 중요했다. 김 교수는 회복 속도를 높이고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다빈치 Xi 로봇을 활용한 간 절제술을 제안했다. 로봇을 이용한 간 절제술은 고난도의 기술이 필요한 수술이다.
간 절제술은 간의 어느 부위를 얼마나 제거할 것인지가 핵심이다. 간은 중요한 대사 기능을 수행하는 기관으로, 절제 이후 남은 간이 충분히 기능을 유지하지 못하면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고 씨의 상태를 분석해 간의 오른쪽을 제거하는 우간 절제술을 시행했다. 로봇을 활용해 섬세한 절제와 출혈을 최소화하는 데 역점을 뒀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고 씨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했다. 조직검사 결과 암은 2기로 판명됐으며, 수술 후 남은 암 조직은 육안상 확인되지 않았다. 5일 만에 퇴원한 그는 3주가 채 지나지 않아 회사에 돌아가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하고 있다.
간암은 조기 발견이 어려운 병이다. 특히 B형간염이나 C형간염을 앓고 있는 환자들은 간암 발병 위험이 커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는 환자는 많지 않다. 고 씨 역시 정기검진을 미뤘던 탓에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됐다. 암세포를 방치할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크기가 커지고 다른 장기로 전이될 가능성이 커져 조기 발견과 빠른 수술이 필수적이다.
로봇수술은 간암 치료에서 비교적 새로운 영역으로, 의료진의 숙련도와 전문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욱이 간은 해부학적으로 복잡한 구조여서 정밀한 절제가 요구된다. 로봇수술은 이같이 까다로운 수술에서 정교함을 발휘하지만, 국내에서도 간 절제술에 로봇을 활용한 사례는 아직 흔치 않다. 이는 높은 기술적 난도와 장비 활용 경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환자의 상태에 맞춘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다학제적 접근과 정교한 기술이 필수적이다”라며 “앞으로 더 많은 환자에게 최신 치료법을 적용해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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