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양자 오류를 대폭 줄인 새로운 양자 칩을 공개했다. 이를 이용하면 기존 컴퓨터로 10²⁵(10자)년 걸릴 문제를 단 5분 만에 해결할 수 있다. 학계에서는 30여 년간 병목 기술로 불려왔던 양자 오류 수정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양자컴퓨터 개발에 ‘이정표’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글은 9일(현지 시간) 새롭게 개발한 양자 칩 ‘윌로’를 공개하고 자세한 성능 검증 과정을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총 105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윌로의 가장 큰 특징은 큐비트의 수가 늘어날수록 오류율이 줄어든다는 점이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의 기본적인 연산 단위로, 하나의 양자가 1큐비트가 된다. 통상 양자컴퓨터가 슈퍼컴퓨터보다 더 나은 연산 결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최소한 큐비트가 50개 이상이어야 한다고 본다. 문제는 큐비트가 영하 273도 정도의 극저온에서 유지되며 아주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만응한다는 점이다. 큐비트의 수가 늘어나면 그만큼 서로의 영향을 많이 받게 돼 오류율도 커진다.
구글이 개발한 윌로는 이와 반대로 큐비트가 더 많이 모일수록 오류율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었다. 3X3 격자(17큐비트) 구조에서 5X5 격자(49큐비트), 7X7 격자(97큐비트)로 큐비트 수가 늘어날 때마다 오류율은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 더불어 양자를 활용한 계산 시간은 100마이크로초(㎲·1㎲는 100만분의 1초)로 이전 세대 양자 칩보다 5배가량 늘렸다.
구글의 퀀텀 AI 연구실을 이끌고 있는 하르트무트 네벤 구글 엔지니어링 부사장은 파이낸셜타임스(FT)에 “엔진이 하나뿐인 비행기보다는 두 개인 비행기가 더 안전하고, 네 개면 더 안전한 것과 비슷한 원리”라며 “약 30년 동안 골몰해 온 핵심 과제를 깨뜨린 중요한 혁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양자컴퓨터의 실용화 시기에 대해서는 “10년 뒤쯤”이라는 보수적인 답변을 내놨다. 네븐 부사장은 “실질적으로 유용한 양자컴퓨터를 개발하려면 윌로보다 훨씬 낮은 오류율이 필요하다”고 했다.
구글이 이 같은 결과를 내놓자 경쟁사인 IBM의 제이 감베타 양자컴퓨팅 책임자는 “구글의 오류 수정 코드를 사용해 실용적인 계산을 하려면 수십억 개의 큐비트가 필요하다”며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IBM은 지난해 1121개의 큐비트로 구성된 양자 칩 ‘콘도르’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구글도 자사 블로그를 통해 “우리는 양보다는 질에 집중하고 있다. 품질이 충분히 높지 않다면 단순히 큐비트를 더 많이 생산한다고 해서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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