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 1부 첫해 ‘2부 강등’ 됐다 1년만에 복귀한 박혜준
올 국내 개막전서 ‘와신상담’ 두각… “첫 챔피언조 경험에 준우승까지
시즌 내내 시드권 부담없이 경기”… 2부 투어때 전국 곳곳 골프장 다녀
“한국 잔디 적응하며 자신감 찾아… 겨울 훈련때 웨지샷-퍼트에 집중”
“이번 시즌엔 준우승만 두 번 했는데 내년엔 데뷔 첫 승을 포함해 2승을 하는 게 목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박혜준(21)은 최근 전화 통화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박혜준은 “이번 시즌에는 시드를 유지하는 게 가장 큰 목표였다. 살아남았으니 다음 시즌에는 당연히 데뷔 첫 승이 목표겠지만 나 스스로 2승을 하면 운이 아닌 진짜 실력으로 한 것 같아 도전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준우승을 두 차례 차지한 박혜준은 팬들 사이에서는 사실상 신인으로 알려져 있었다. 2022년 KLPGA투어에 데뷔했지만 존재감이 미미했고 결국 시드권을 잃으면서 지난해 2부 투어인 드림투어로 내려갔기 때문이다. 2부 투어에서 상금 순위 8위를 하며 올해 다시 1부 시드를 회복해 돌아왔기에 팬들에게는 신선한 인물로 느껴졌다.
177cm의 큰 키에 눈에 잘 띄는 외형인 박혜준은 올 시즌 개막전인 4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에서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비교적 작은 체구에도 장타자로 이름을 날리고 있던 황유민(21)과 한 타 차 접전을 벌이며 준우승해 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은 것이다. 당시 상당한 팬덤을 가지고 있던 황유민과 경쟁을 펼치며 박혜준이란 이름도 팬들에게 알릴 수 있었다.
박혜준은 “처음으로 ‘챔피언조’(최종 라운드에 리더보드 상위 3명의 선수를 묶은 조)에서 뛰었기 때문에 우승에 대한 욕심보다는 ‘무너지지 않는 것’이 목표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박혜준은 “그런데 내가 긴장을 많이 하는 성격이 아니라 그런지 처음인데도 전혀 긴장되지 않아 공격적으로 플레이를 했다. 우승 기회를 놓쳤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준우승 상금 1억32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음 해 시드권 유지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고, 시즌을 무리 없이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KLPGA투어 시드권은 상금 순위 상위 60명에게 주어지는데, 이번 시즌 60위 한지원(23)의 시즌 상금이 1억6678만 원이다. 박혜준은 이번 시즌 4억1892만 원(27위)으로 2022년 당시 1억2293만 원(71위)에 비해 3배 이상으로 많은 상금을 벌어들이며 1부에 잔류했다.
박혜준은 “2년 전과 같은 길은 걷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박혜준은 “KLPGA투어에 데뷔하던 당시에는 내가 한국에 들어온 지 1년이 됐을 때였다. 호주에서 6년간 골프 유학을 한 탓에 한국 골프장의 잔디에 적응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1년간 2부 투어에서 다시 뛰면서 전국 곳곳의 골프장을 다니며 한국 잔디에 적응했다. 외국에서 오래 생활을 해 마음을 터놓고 지낼 동료가 없어 멘털적으로 힘들었는데 소속팀(한화큐셀) 언니들과 친해지면서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박혜준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15년 호주로 유학을 떠나 2021년 2월 돌아왔다.
내년 1월 6일부터 40여 일간 태국으로 겨울 전지훈련을 떠나는 박혜준은 이번 시즌 자신의 두 차례 준우승이 국내 개막전과 후반기 첫 대회(8월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나온 점에 주목해 달라고 했다. 박혜준은 “두 대회 모두 시즌 중간에 2, 3주간의 재정비 시간이 있은 뒤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 휴식 기간에 약점이던 웨지샷과 퍼트 훈련에 집중했다. 그래서 휴식기를 마친 직후 대회에서 웨지샷과 퍼트가 살아나 좋은 성적을 냈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겨울 훈련 때도 이 부분을 중점적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특히 이번 시즌 내내 약점으로 꼽혔던 ‘그린 브레이크를 읽는 법’에 집중해 퍼트를 확실하게 잡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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