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시, 추합 패턴-인원 보면서 지원 전략 수립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1일 10시 54분


9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배부된 정시모집 대학지원 참고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24.12.9. 뉴스1 ⓒ News1
9일 오후 대구 수성구 그랜드호텔에서 열린 ‘2025학년도 정시모집 지원전략 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현장에서 배부된 정시모집 대학지원 참고표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2024.12.9. 뉴스1 ⓒ News1
2025학년도 대학입시에선 의대 모집인원이 27년 만에 1509명 늘었다.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의대 증원의 영향으로 재학생의 절반 이상인 16만897명의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입시에 도전했다. 하지만 수능은 쉽게 출제됐고 전 영역 만점자는 지난해 1명에서 올해 11명으로 급증했다. 국어 영역 만점자(1055명)는 지난해의 16.5배, 수학 영역 만점자(1522명)는 2.5배다. 최상위권이 경쟁하는 의대 정시모집에서 눈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다.

정시는 모집군별 1회씩 총 3회 지원할 수 있어 수험생이 느끼는 압박감이 6곳까지 지원할 수 있는 수시모집보다 더 심하다. 김병진 이투스교육평가연구소장이 올해 의대 정시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참고하면 좋을 내용을 소개했다.

●추가합격 패턴 보면서 정시 전략 수립해야

서울의 한 의과대학 모습. 2024.12.2/뉴스1 ⓒ News1
서울 5대 대형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는 가톨릭대 서울대 성균관대 울산대 연세대(가나다 순)다. 이들 중 서울대만 정시 ‘나’군에서 선발하고 나머지 4곳은 모두 ‘가’군에서 뽑는다. 최상위권 수험생이 ‘나’군에서 서울대 의대 지원을 결정하면 ‘가’군에선 나머지 대학 4곳 중 한 곳만 쓸 수 있는 것이다. 모집군별 지원 가능 횟수는 1회라 ‘가’군 대학 4곳 중 2곳에 지원할 순 없다.

예를 들어 지원자가 서울대 의대와 ‘가’군 대학 4곳 중 1곳에 합격한 경우 서울대 등록을 결정하면 다른 대학에선 추가합격이 발생한다. 이런 식으로 ‘가’군 대학 4곳에서 서울대 합격자가 이동하면서 추가합격자가 생긴다. 실제로 각 대학의 2024학년도 정시 발표를 보면 ‘가’군 의대 4곳에서 34명(가톨릭대 18명, 연세대 12명, 성균관대 3명, 울산대 1명)의 추가합격자가 발생했다. 김 소장은 “서울대 의대 정시 모집인원이 총 39명(일반전형 29명, 지역균형전형 10명)인데 이들이 중복합격해 이동하면서 비슷한 규모의 ‘가’군 의대의 추가합격자가 나타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가’군에는 고려대 한양대 가천대 의대 등 수도권 주요 의대도 다수 포함돼 있다. 다만 ‘가’군에서 한양대 의대를 지원한 경우 ‘나’군에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는 게 입시업계의 설명이다. 이들의 경우 자신이 지원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의대가 한양대일 가능성이 높으므로 추가합격자 수도 많지 않다. 실제로 2024학년도 한양대의 추가합격 인원은 7명에 불과했다.

한편 ‘나’군에는 서울대 외에 경희대 중앙대 이화여대 의대 등이 포함돼 있다. 이들의 모집인원을 합치면 104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은 만큼 추가합격 인원도 많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2024학년도에 경희대와 중앙대 의대 추가합격 인원은 각각 147명, 29명 등 총 176명에 달했다.

추가합격 규모는 클수록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기에 지원자들은 주요 변수로 감안할 필요가 있다. 추가합격 규모가 크면 지원자의 점수 편차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져 예상보다 약간 낮은 성적으로도 합격하는 사례가 나타난다. 김 소장은 “올해 의대에 지원한다면 지난해 추가합격 규모가 큰 대학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성균관대 정시 인원 증가 주목

2024학년도까지는 ‘가’군에서 연세대와 가톨릭대의 추가합격 규모가 각각 12명, 8명으로 상대적으로 많았다. 두 대학의 모집인원 규모가 크다는 점을 고려해 ‘나’군 서울대 의대 지원자들이 안정적인 합격을 바라고 지원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성균관대 의대 상황이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따라 성균관대 의대는 정시에서 전년보다 40명 늘어난 총 50명을 선발한다. ‘나’군에서 서울대 의대에 지원하는 수험생이 모집인원 규모만으로 ‘가’군 지원 대학을 결정할 때 매력적인 선택지가 생긴 셈이다.

성균관대는 2025학년도 정시부터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두 가지 방법으로 산정한 후 수험생 점수가 더 우수한 쪽으로 적용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이 역시 수험생 선호를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나’군 서울대 지원자가 ‘가’군에서 성균관대로 몰리면 추가합격 양상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연쇄적으로 ‘나’군 경희대 중앙대 의대 지원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다’군의 경우 ‘가’군과 ‘나’군으로 빠져나가는 학생이 많다보니 추가합격이 더 많다. 2024학년도 정시에서 순천향대와 인하대의 추가합격 인원은 각각 139명, 279명에 달했다. 두 대학의 모집인원은 각각 28명, 16명에 불과했다. 2024학년도를 기준으로 ‘가’군과 ‘나’군에서 주요 의대를 지원한 학생 입장에서 ‘다’군의 선택지는 순천향대와 인하대 밖에 없었다. ‘다’군에는 지방 국립대가 없고 지방 사립대(가톨릭관동대, 계명대, 고신대, 단국대 천안, 대구가톨릭대, 동국대 경주)만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2025학년도 정시에선 인하대가 ‘가’군으로 이동하며 순천향대 지원자와 추가합격 인원이 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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