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구단 최다 연승과 타이
金 공격점유 줄고 성공률 49% 달해… 투트쿠-피치, 후위-이동공격도 증가
아본단자 감독 “완전히 다른 팀 됐다”
내일 화성서 구단 최다 14연승 도전
프로배구 여자부 흥국생명의 연승 비결은 한마디로 ‘배구 여제’ 김연경(36)의 공격 부담을 나눠 진 것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흥국생명은 10일 페퍼저축은행에 3-0 완승을 거두며 개막 후 13연승으로 2007∼2008시즌 이룬 구단 최다 연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앞으로 두 경기만 더 이기면 현대건설이 두 차례 기록한 프로배구 여자부 한 시즌 최다 연승 기록(15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김연경은 이 13경기에서 공격 성공률 49.0%(전체 1위)를 기록했다. 통산 공격 성공률(45.2%)을 4%포인트 가까이 웃도는 개인 최고 기록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김연경의 공격 점유율은 28.6%로 지난 시즌(30.2%)보다 오히려 낮아졌다는 점이다. 대신 외국인 오퍼짓 스파이커 투트쿠(25·튀르키예)가 후위공격, 아시아 쿼터 미들 블로커 피치(28·뉴질랜드)가 이동공격으로 팀 공격에 다채로움을 더하고 있다. 흥국생명의 후위공격 시도 점유율은 지난 시즌 12.9%에서 올 시즌 14.8%, 이동공격은 같은 기간 1.5%에서 8.2%로 늘었다. 그동안 김연경이 전위에 있을 때 김연경을 주로 틀어막으면 됐던 상대 팀 입장에선 신경 써야 할 변수가 더 많아진 셈이다. 반대로 김연경은 상대 블로커들의 주의가 흐트러진 틈을 타 더 효과적인 공격을 할 수 있게 됐다. 퀵오픈 시도율도 39.6%에서 46.2%로 늘어날 정도로 팀 전체 공격 흐름이 매끄러워졌다.
부임 3년 차를 맞은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이 그동안 강조해 온 블로킹 시스템도 뿌리내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시즌 팀 블로킹 3위(세트당 2.136개)였던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 현재는 1위(2.714개)로 기록을 끌어올렸다. 블로킹 개인 순위 2위(0.830개)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상대 공격 차단에 강점이 있는 투트쿠가 상대 국내 공격수를 혼자 막고, 나머지 블로커 두 명이 외국인 공격수를 따라다니는 전략 등이 주효했다. 블로킹에서 계산이 서면서 수비도 점차 안정되고 있다. 아본단자 감독도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선수들이 스피드뿐 아니라 멘털도 좋아졌다. 팀플레이를 하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흥국생명은 서브 득점(세트당 1.367개)에서도 여자부 선두를 달리고 있다. 경기 도중 선수들에게 일일이 서브 방향을 지시할 정도로 열의를 보이는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이 목적성 없이 그저 넘기기에 급급한 서브를 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고 한다.
최근 두 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서 무릎을 꿇었던 흥국생명은 여자부 7개 구단 중 가장 많은 18명의 코칭스태프(통역 포함)를 운영하며 선수들 관리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격 부담이 많은 김연경, 외국인 선수 등은 경기 다음 날 볼 훈련 없이 보강 훈련만 실시하는 등 훈련량 조절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흥국생명은 13일 IBK기업은행과의 화성 방문경기에서 구단 최다 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통산 4987득점을 기록 중인 김연경은 이날 여자부 역대 여섯 번째로 5000득점 달성도 노린다. 김연경이 자신의 V리그 221번째 경기인 이날 13점을 더하면 여자부 최소 경기 5000득점 신기록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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