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앞줄 왼쪽은 원내대표 후보인 권성동 의원과 김태호 의원. 2024.12.12/뉴스1
“우린 계엄 막은 정당이다. 계엄 막은 정당답게 행동하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12일 윤석열 대통령의 담화 이후 주변에 이렇게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는 이날 “탄핵 절차로서 대통령의 직무 집행을 조속히 정지해야 한다”며 당론 탄핵 찬성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탄핵 외에는 방법이 없다”는 한 대표의 공식 입장 표명에 따라 친한(친한동훈)계가 대거 탄핵 찬성으로 결집하면서 14일 예정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은 가결 수순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현재 여당 내에선 의원 7명이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한 여당 의원도 본보에 익명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전했다.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여당 의원 8명이 이탈하면 가결되는 상황에서 이미 최소 8명이 탄핵 찬성 결심을 한 것이다.
하지만 신임 국민의힘 원내대표로 선출된 친윤(친윤석열)계 권성동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해 “지금 당론은 부결”이라며 “14일 의원총회에서 탄핵 반대 당론을 변경할지,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투표를 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원들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단일대오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날 친한계 진종오 한지아 의원은 공개적으로 탄핵소추안 찬성 입장을 밝혔다. 진 의원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찬성 이유를 말했다. 한 의원도 “대통령의 거취는 본인이 선택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선택해야 하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에 우리 당도 따라야 한다”고 했다. 진 의원과 한 의원이 동참하면서 이미 의사를 밝혔던 조경태 안철수 김예지 김상욱 김재섭 의원 등을 포함해 총 7명의 여당 의원이 공개 탄핵 찬성을 한 상황이다.
탄핵소추안 표결 이탈표는 공개 찬성 의사를 밝힌 의원 수보다 더 많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권 의원이 원내대표 취임 직후 당론으로 부결을 결정한 4번째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12·3내란 진상규명 특검법’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이탈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법은 권영진 김예지 김재섭 한지아 의원이 찬성하고 김소희 김용태 의원이 기권해 총 6명이 이탈했다. 또 내란 특검법은 안철수 김용태 김예지 김재섭 한지아 의원이 찬성표를, 김소희 이성권 의원이 기권표를 던져 7명이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 권영진 이성권 김소희 김용태 의원은 탄핵 찬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지만 이번 표결에서 이탈한 만큼 여권 내에선 탄핵 찬성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날 대통령 담화 직후 여당 소속 광역단체장들도 잇달아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금까지 밝혀진 사실만으로도 탄핵소추를 통해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김태흠 충남지사도 탄핵 찬성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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