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론 기름 부은 尹]
검사 출신 특유의 ‘끝장보기’식… 법적 책임만 따지며 갈등 더 증폭
법조인 출신 의원 14대이후 208명… 法전문지 “무모한 수사, 무모한 계엄”
윤석열 대통령의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권이 정국 수습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특히 대통령은 물론이고 여권 핵심부 전원이 검사 출신 정치인들로 구성되면서 국가적 혼란을 더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사 출신 특유의 ‘끝장보기’식 대응과 법적 책임만 따지는 모습이 갈등을 더 증폭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12일 법조계에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일련의 대응이 검사 시절 캐릭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윤 대통령은 특수부 검사 시절 이른바 ‘끝까지 터는’ 수사로 유명했는데, 이날 담화 역시 ‘끝까지 가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인 법조계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특수부 검사 시절 현직 대통령 가족부터 기업 회장 수사까지 끝장보기식 수사를 이어왔고 한 사람에게 수차례 영장을 청구한 적도 있다”며 “이번에도 헌법재판소에서 끝까지 따져 보자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12일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검사 출신 권성동 의원이 선출되면서 대통령과 여당 대표, 원내대표를 모두 검찰 출신이 장악하는 ‘검찰당’이 됐다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검찰 출신인 김종민 변호사는 “검사라는 직책을 권력 쟁취 수단으로 활용한 사람들”이라며 “검사뿐 아니라 정치경찰, 정치판사의 정계 진출이 많아지면서 정치의 사법화가 심화되고 있고, 역으로 법조인들의 정치화도 유발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법조전문지 법률신문도 ‘무모한 수사와 무모한 비상계엄 무관할까’라며 이 같은 문제를 지적했다. 법률신문 전수조사에 따르면 1992년 14대 국회 이후 32년간 법조인 출신 의원은 208명에 달했고, 검찰(80명)과 법원(42명) 출신이 절반을 넘었다. 특히 법원·검찰 출신 가운데 25명은 퇴직 후 1년 안에 출마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률신문은 “일정 기간의 간격 없이 정치권으로 진출할 경우 수사나 재판을 하는 과정에서 공정한 잣대를 가지고 임했는지 사법 신뢰 측면에서 의심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김태언 기자 bebor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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