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계엄 심판의 날, 與 108명에 달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2월 13일 17시 06분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야6당이 공동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등을 보고하고 있다. 2024.12.05.뉴시스
정명호 국회 의사국장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8회 국회(정기회) 제16차 본회의에서 야6당이 공동 발의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등을 보고하고 있다. 2024.12.05.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13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다. 여야는 14일 오후 4시 국회 본회의에서 무기명 투표로 윤 대통령 탄핵 여부를 결정짓는다. 이번 탄핵소추안 표결은 3일 밤 위헌·불법 논란이 불거진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후 11일 만이다. 탄핵소추안은 재적 의원(300명)의 3분의 2(200명) 이상 찬성이면 가결된다. 여당(108명)을 제외한 192명 의원이 모두 탄핵 찬성을 투표한다는 가정 아래 여당 의원 8명 이상이 찬성표를 던지면 탄핵소추안이 가결된다. 윤 대통령의 계엄 선포로 11일간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정치, 외교안보, 경제 혼란 상황을 일단 해소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지가 여당 의원들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탄핵안 표결에 관한 당론은 내일(14일) 의원총회에서 108명의 의원과 최종 결정하겠다”며 “일단 지금은 탄핵 반대가 당론이다. 의원들과 의견을 나눠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새 원내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미 탄핵에 찬성하겠다는 의원이 많은데 무엇으로 막을 수 있겠느냐”며 탄핵 가결 흐름을 바꾸긴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의 운명을 쥔 국민의힘에선 “자유 투표는 하게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전날(12일)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당론으로 탄핵 찬성을 제안한다”고 밝힌 가운데, 이날 친윤 진영에서도 “당론으로 탄핵 반대는 유지해야 하지만 표결까지 막을 수는 없는 분위기”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권 원내대표 역시 “당론이 결정돼도 호소하는 것 외에 (당론을) 강제할 방법은 없다”고 말했다.

첫 번째 탄핵소추안(7일)은 국민의힘의 당론 불참으로 의결정족수(200명)가 모자라 폐기됐지만 두 번 째 표결은 여당에서도 투표에 참여하겠다는 의원들이 20명이 넘는 상황이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밝힌 7명에 더해 탄핵 찬성 의사를 가진 익명의 의원도 더 있어 가결은 불가피해지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권 원내대표도 “그렇게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 보고한 2차 탄핵소추안에는 12·3비상계엄의 위헌·불법성 외에도 대통령의 지휘 아래 계엄군과 경찰이 국회의원 체포를 시도한 점 등이 탄핵 사유로 담겼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여당을 향해 “역사가 여러분의 선택을 기억할 것”이라며 “부디 내일은 탄핵 찬성 표결에 동참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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