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자원공사(수공)의 3대 초격차 기술 중 하나인 ‘인공지능(AI) 정수장’이 국제표준이 되는 수순을 밟게 됐다. 국내에서 개발한 수돗물 생산 및 공급 관리 기술이 글로벌 물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다.
수공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 난징대학교에서 열린 국제표준화기구(ISO) 상하수도서비스 분야 스마트물관리 워킹그룹 국제회의에서 수공이 제안한 AI 정수장 국제표준 개발 제안이 승인됐다. 2027년까지 표준안 합의 등의 과정을 거쳐 최종 승인될 예정이다.
AI 정수장은 수돗물 생산 및 공급 과정에 AI를 활용해 소요 자원과 에너지를 최적화하는 디지털 물관리 기술이다. 기후변화에 따른 갑작스런 수질 변동 등 이상 상황이 발생할 경우 이를 실시간으로 감지해 안정적 정수처리를 진행한다. 또 시간대별 물 수요량을 예측하고 불필요한 시설 가동을 차단해 전력 사용을 최적화하며 탄소 저감에도 기여한다.
이번 신규 표준안 ‘AI 기술을 접목한 스마트 식수 서비스관리 가이드라인’은 공공 및 민간 수도서비스 업체가 서비스 제공 시 AI 활용을 위한 일반 사양 및 규격 등을 정의하는 지침이다. 표준화 작업이 완료되면 ISO에 참여하는 회원국 172곳을 포함해 해당 기술 도입을 희망하는 국가는 수공의 표준을 따르게 된다.
수공 측은 기후변화로 각국이 정수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임을 감안할 때 조만간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AI 정수장 기술이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공이 현재 인도네시아 신수도에 구축 중인 누산타라 탄소중립 정수장에도 AI 정수장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또 물 관리 디지털 전환을 추진 중인 국가들을 대상으로 기술 진단과 함께 해당 국가 실정에 맞는 표준 도입을 자문하는 등 글로벌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문숙주 수공 수도부문장은 “이번 승인은 한국형 AI 정수장이 글로벌 스탠더드로서 디지털 물테크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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